보사연 박실비아 연구위원, ‘의약품 공급·구매체계 개선’ 주제 발표서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의약품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제도적인 약가 인하로 약품비 지출 효율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 주관으로 7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2차 토론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실비아 연구위원(사진)은 ‘제네릭 의약품 공급구조 분석 및 지출 개선방안-제네릭 의약품 공급 및 지출 개선을 위한 정책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현재 제네릭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기술기반 없이도 제품 허가, 판매가 가능하고 동일 제제 동일 약가 구조에서 늦게 진입하더라도 기존 제품 수준의 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진입 결정이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네릭 판매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키고 기업은 약가 인하 등 환경 변화에 품목 수의 증가로 대응해왔기 때문에 기업 전반적으로 제네릭 품목수가 증가해왔다"며, "이로 인해 다품목이 경쟁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이 나오기 어렵고 제네릭 기업의 규모가 커질 기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기준 제네릭 시장 점유율은 사용량 기준 49.7%, 약품비 기준 43.8%로 OECD 평균보다 사용량은 약간 낮고 금액 비율은 높은 수준이다. 특허 만료 시장에서는 제네릭은 사용량 기준 66.3%, 약품비 기준 62.3%를 차지한다.

현재 제네릭 시장에서 동일제제 의약품 수는 ‘제네릭 진입 규제 완화’, ‘동일 제제 동일 약가 원칙’, ‘약품비 관리 제도의 비전 미흡’ 등의 제도적 이유로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행위별 수가제 중심으로 지불체계가 형성돼 있고 효율적 약제 사용을 위한 제도 또한 미흡해 의사, 약사, 환자 모두 제네릭 또는 낮은 약가 제품을 사용할 동기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 따라 약가 경쟁이 미흡해졌고, 약가 차이 또한 미미해졌다”며 “이는 결국 제네릭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 시킬 것이고 약품비 지출의 효율성을 낮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약가 경쟁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제도적으로 약가 인하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며 “제네릭 진입 후 시간이 경과했을 때 동일 제제 제품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이 미흡하다면 시장기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며 지출의 효율성을 위해 제도적으로 약가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 “최초 제네릭 등재 이후 일정 기간 지나거나 동일 성분 제제의 제품 수가 일정 수준 이상임에도 약가 경쟁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동일 성분 제제에 대해 일정 수준의 약가 인하가 따라야 한다”며 “경쟁 시장의 약가 변동 사례와 동일 제제 제품 수, 약품비 규모 등을 고려해 사전에 기준 설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시장이 제한적이거나 제조 기술, 제조 원가 등 약가 인하가 어려운 특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이와 같은 제도 개선으로 특허 만료 시장의 약품비 지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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