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 후속작 ‘부활’ 개봉…구수환 감독 “부활은 종교 영화가 아닌 사랑과 희망의 영화”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아프리카 수단에서 헌신하다 마흔여덟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한 사제의 제자들이 자라 45명이 의대에 진학해 그 사제의 뒤를 잇는 모습을 영화화해 주목받고 있다.

‘울지마 톤즈’ 후속작인 ‘부활’의 구수환 감독(사진)은 지난 7월 29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가 이태석 신부님 10주기인데 유가족분들이 사진첩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영상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촬영을 시작했다”며 “개봉 후에 관객들과 교감을 하면서 다시 한번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을 확인했다”고 개봉 후 심정에 대해 밝혔다.

이태석 신부의 제자는 남수단 세관원부터 의대생까지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지고 남수단에서 활동중이다. 그중 의대에 진학 중이던 이태석 신부의 제자는 총 45명으로 확인됐다. 톤즈라는 작은 마을에서 고작 몇 년 만에 45명이라는 의대생이 만들어진 것이다.

구수환 감독은 “제자 중 의대생이 45명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제자들이 진료를 보는 모습이었다”며 “이들이 환자를 대할 때 환자의 눈을 보고 또 환자의 손을 꼭 붙잡으며 안심을 주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마치 이태석 신부가 생전 환자를 안심시키고 배려하는 모습과 똑같았다”고 말했다.

구 감독은 “이 모습을 보면서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이 제자를 통해서 또 한 번 세상에 퍼져나가는구나”를 느꼈다며 “이태석 신부님는 더 이상 이 땅에 없지만 이렇게 제자들을 통해서 그의 사랑이 부활하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영화 제목을 ‘부활’이라고 지었다”고 영화 제목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부활’은 1편과 달리 내레이션을 구수환 감독이 직접 진행했다. 성우가 진행했을 시 성우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오히려 감정을 몰입하게 해 영화 내용을 왜곡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들이 내레이션 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만 내레이션을 추가해 최소한으로 원고를 줄였다. 예를 들어 영화 내에 10분 동안 배경음악도 내레이션도 없는 장면이 있다.

구수환 감독은 “관객들과 우리 사회에게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왜 중요한가 말하고 싶었는데 그것을 원고로 혹은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것보다 관객들이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내레이션을 최소화했더니 관객들이 오히려 그 부분들을 잘 캐치하고 공감해주셔서 감독으로 정말 기뻤다”고 표현했다.

이후 차기작에 대해 구수환 감독은 “다음에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한편 더 제작한다면 저 45명의 의대생이 졸업 후에 어떤 의사의 삶을 살아가는지 촬영하고 싶다”며 “이태석 신부님은 항상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전쟁만 겪었던 아이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며 자신들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정군과 반군 상관없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의사라는 직업이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어 구 감독은 “이런 태도를 배운 아이들이 자라 45명이나 의사라는 직업 준비하고 있는데 이 아이들 졸업 후에 또 얼마나 많은 제2의 이태석 신부가 될지 기대된다”며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이태석 신부님에게 갖는 태도는 사랑이란 단어 외에는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구수환 감독은 이 인터뷰를 통해 관객들에게 “부활이라는 영화를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보여줌으로 사회가 깨끗해졌으면 해서 만든 영화가 아니라 나 자신부터 행복해져야 가정이 행복해지고 나아가 국가가 행복해지고 세계가 행복해지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 제작한 영화다”며 “이 영화는 종교 영화가 아닌 사랑과 희망의 영화이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부활’은 지난 7월 9일 CGV 단독으로 개봉했으며 관객 1만 명 돌파를 기념해 마스크 5만 장을 남수단에 기부한 바 있다. 또한 구수환 감독은 1주일에 10개가 넘는 도시를 다니며, 교육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각계각층과 '감독과의 대화'라는 주제로 영화에서 보여지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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