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대상 심장판막 '사망 위험 예측 모델' 최초 개발···개별 맞춤 치료 기대
한국보건의료연구원-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공동 연구 진행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심장판막수술을 받기 전에 미리 사망 위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조기 사망 위험 예측법’이 개발돼,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의료연구원, 원장 한광협)이 ‘심장판막수술을 시행받은 환자에서 한국형 위험예측모델의 개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된 해외 예측법을 주로 사용해왔지만,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한국 환자들에게 정확한 적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에 보건의료연구원은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판막 수술을 시행하기 전 환자의 수술 후 조기 사망률을 계산할 수 있는 위험 예측법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국내 최초로 공동 개발한 것이다.

‘조기 사망 위험 예측법’은 조기 사망률(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인자로 만들어진 하나의 도식을 말한다.

환자의 개별 상태를 확인해 도식에 대입하면, 수술 후의 사망 위험 정도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사전에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전국 9개 상급 병원에서 심장판막수술을 시행받은 환자 4766명을 대상으로 통계분석을 실시해, 조기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예측인자 13개를 밝혀냈다.

전국 9개 상급병원은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산하 한국판막수술 레지스트리연구회에 등록된 병원이다.

위험지수별 예측사망률

그 결과, 조기 사망률의 주요 예측인자에는 연령, 심부전 중증도, 수술의 긴급성, 당뇨·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여부, 심장수술 이력, 관상동맥우회수술 동반 여부 등이었으며, 해당 여부에 따라 위험 지수가 -1~15까지 총 17단계로 나눠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80세 이상의 고연령일 경우, 신장기능이 떨어질 경우, 수술이 긴급할 경우 위험 지수가 2단계씩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가장 낮은 단계에 해당하는 위험지수 ‘-1’ 단계에서는 조기 사망률이 0.3%였으며, 가장 상위단계인 위험지수 ‘15’에서는 80.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조기 사망 위험 예측법’은 심장판막수술에 대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예후를 예측하는 최초의 위험 예측 모델로 그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 서울아산병원 김준범 흉부외과 교수는 “이 예측법을 통해 임상현장에서 개별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환자에게 수술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데 좋은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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