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덱사메타손, 파모티딘, 알파 차단제 주목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코로나19에 덱사메타손, 파모티딘, 알파 차단제 등 3종의 치료제가 중환자를 살릴 가능성에 있어서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면역계가 스스로 바이러스를 지나치게 공격하는 바람에 사망하고 있는 만큼, 이들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와 같이 실제 직접 바이러스를 죽이진 않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의 과도한 면역반응을 저하시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오랫동안 안전하게 널리 이용된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은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사망 감소 효과를 보이면서 각광받고 있다. 메드아카이브 발표 결과에 따르면 덱사메타손 6mg을 10일까지 쓰면 치료 24일 뒤 인공호흡기 환자 가운데 사망률은 29%로 대조군의 40.7%에 비해 35% 감소를 나타냈다. 또한 산소 보조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사망률도 21.5%로 대조군의 25%에 비해 20% 줄었다.

이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은 염증성 폐손상이 보다 흔한 시기인 치료 7일 뒤 부터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는 등 더욱 중증 환자에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아, 질환 말기에 바이러스 증식은 2차적 역할을 할 뿐 주로 면역병리학에 의해 지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흔하고 저렴한 OTC 속쓰림 치료제 파모티딘도 지난 달 뉴욕 노스웰 헬스의 의사와 콜드 스프링 하버 랩 과학자들이 일련의 예비적 케이스 보고로 비교 시험한 결과, 파모티딘 치료를 통해 사망하거나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의 수가 22%에서 10%로 하락해 현재 더욱 대규모로 대조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으로 전립선 비대에 안전하게 널리 쓰여 온 알파 차단제도 예비적·회고적 연구 결과 많은 중증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겪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저하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즉,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을 겪은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기존에 알파 차단제를 복용하던 환자는 ARD 유발 감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22%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존스 홉킨스대 연구진이 현재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한편, 포브스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먼저 허가를 얻은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는 유망 치료제에서 제외됐다. 즉, 렘데시비르는 일부 유망한 결과를 보였으나 NEJM 발표 결과 환자가 대조군에 비해 4일 먼저 회복돼도 사망률 감소 효과는 미미한 등 효과가 보통 정도에 머문다는 평이다. 무엇보다도 덱사메타손에 비해 값이 비싸 널리 이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상시험(ACTT-1) 결과 중등도와 상관 없이 환자 가운데 렘데시비르 치료를 받은 경우는 14일째 사망률이 7.7%로 위약군의 13%에 비해 29% 감소했으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임상경제검토연구소(ICER)도 덱사메타손이 새로운 표준 치료가 되고 렘데시비르가 보조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만일 새롭게 효과가 나타난 덱사메타손의 임상시험이 확인을 받아 입원 환자에 쓰일 경우 ICER은 렘데시비르의 공정 가격을 기존 추산 4580~5080 달러에서 2520~2800달러로 낮췄다. 특히 렘데시비르가 이은 시험에서 생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비용-효과적인 가격은 코스 당 310달러에 그칠 관측이다.

한편 렘데시비르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료물질의 가격은 10일 코스에 약 10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길리어드는 올해 렘데시비르 개발 및 제조를 위해 10억달러를 쓰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비용 회수를 위한 가격은 코스 당 1010~1600달러 정도로 계산됐다.

이와 관련, 번스타인은 길리어드의 임상시험과 기존 연구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30%에 대해 렘데시비르가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 추산하며, 덱사메타손은 항바이러스제의 효과 낮은 인공호흡 환자에 조금 더 나은 효과를 예상했다. 하지만 결국 표준치료제 결정을 위해서는 앞으로 두 치료제의 비교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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