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전파력, 메르스·사스 증상 발생 후 2주 뒤·코로나19는 증상 생긴 즉시 ‘최대’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여름철 더위가 다가오고 있지만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지는 바이러스 전파 특징 때문이다.

최평균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병원약사회 2020 춘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임상적 특성’에 대해서 발표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의 경우 전염력이 질병 초기에 높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기존에 발생했던 사스와 메르스와는 확연히 다른 전파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호흡기 검체 배출 양상

코로나19의 호흡기 검체 배출 양상을 보면, 증상이 발생하는 날 바이러스 Ct값이 가장 높고 이후에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Ct수치는 피씨알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때까지 걸리는 횟수로, 이론상 Ct가 낮을수록 바이러스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코로나19는 증상이 생길 때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반면, 사스와 메르스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증상이 발생한 뒤 약 2주 이후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나왔던 것.

왼쪽부터 사스 바이러스 배출 양상, 메르스 바이러스 배출 양상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스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발생하고 10일이 지난 시점에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메르스로 진단됐던 환자들 역시 증상이 발생하고 2주차가 되는 시점에서 바이러스가 가장 높게 검출됐다.

바이러스 배출 양상의 차이는 전파력에서도 맥을 같이 한다. 바이러스가 가장 높은 시점에서 전파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사스의 경우, 한명의 환자가 주변 환자들에게 전파하기까지 대게 10일~11일의 기간이 걸렸다. 바이러스가 대부분 검출된 날짜인 10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면서 “코로나19는 사스와는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패턴을 보여 계절독감과 같은 전파특징을 보인다. 증상이 생길 시기에 전염력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즉 증상이 생길 시기는 이미 주변사람들에게 전파가 일어난 직후로 격리가 전파차단의 주요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 마스크 쓰기와 2m 거리두기만이 추가 전파를 막는데 있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 교수는 “사스 때는 증상이 있는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서 빨리 격리할 시 주변으로의 전파를 차단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환자가 증상이 생겨서 진단받은 시점에서는 이미 전파가 다 일어난 이후다. 환자를 격리해도 추가 전파를 차단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는 활동은 전파차단에 매우 중요한 수단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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