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정원호·조영상·조백환 교수팀, “전문의 수작업 분석과 비교해 차이 없어”
조영증강 내이 MRI 활용 내림프수종 비율 자동 계산…진단 획기적 개선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대표 질환 중 하나인 메니에르병을 인공지능(AI)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비인후과 정원호•조영상 교수, 스마트헬스케어연구소 AI연구센터 조백환 교수 연구팀이 내이 MRI로 얻은 이미지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메니에르병을 감별 진단하는 기본 모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메니에르병이란심한 어지러움과 청력 소실, 이명, 이충만감 등 증상이 반복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아직 정확한 발병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림프액 순환의 문제로 인한 내림프수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메니에르병 진단에는 청력 검사 및 주관적인 증상만이 유일한 진단 기준이었으나, 최근 조영증강 내이 MRI의 발달로 점차 영상학적 검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사람 손으로 일일이 내림프수종의 정도를 계산하기에 복잡할뿐더러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연구팀은 빠른 진단과 적기에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으며, 이미지 학습과 패턴 처리에 유용한 CNN 알고리즘을 이용해 ‘INHEARIT(INner ear Hydrops Estimation via ARtificialInTelligence) 모델’을 만들었다.

‘INHEARIT’ 모델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촬영된 내이 MRI 영상을 분석해 자동으로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을 나누고, 각 영역별로 내림프수종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해당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환자 124명의 영상에서 영상의학과,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계산했고, 이 결과 일치도(급내상관계수)는 0.97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즉 사람이 직접 오랜 시간을 들여 계산하는 것과 인공지능이 순식간에 계산한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메니에르병은 환자의 주관적인 병력청취에서 시작해 최근 MRI까지 일부 활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하고 진단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며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됨에 따라 진단 정확도와 신속성을 높일 수 있게 돼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메니에르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을 대조군으로 추가해 연구를 보다 고도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 4.122)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삼성서울병원의 지원을 통해 모델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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