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로사 간호본부장 “레벨D방호복에 준하는 복장이 고려돼야할 것”
간협, 의료진의 안전과 효율적인 진료지원시스템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여름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 대응 현장 의료진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호복을 입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코로나19 대응 현장 의료진들은 폭염 시즌에도 레벨D방호복·엥고마스크·일회용 장갑 등 갑갑한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최근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회장 신경림)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현장 간호사들은 무엇보다 '레벨D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했던 이행미 간호사는 “근무를 마치고 레벨D방호복을 벗으면 세탁기에서 나온 것처럼 다 젖어있다”며 “겨울에도 숨이 막혀 불편했는데 냉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끔직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연숙 계명대동산병원 간호본부장도 “여름에 에어컨을 틀더라도 의료인이 시원하려면 환자는 추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음압병실은 여름에 에어컨 가동을 못하는 걸로 알고 있어서 간호사들이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여름철 코로나19 대응 의료진들의 고충을 줄이기 위한 여러가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상황에 맞춰 레벨D방호복에 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윤로사 간호본부장은 “현재 여름철 방호복은 따로 마련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폭염 시 레벨D방호복에 준하는 복장이 고려돼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찜통 더위에도 의료진들의 활동에 제약이 없도록 온몸을 덮는 레벨D방호복보다 다소 가볍게 착용가능한 페이스쉴드·보안경·글러브·N95 마스크 등의 복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폭염 시 일각에서 제시된 대안 중 근무 시간을 줄이고 즉시 교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행미 간호사는 “일반적으로 방호복을 입고 2시간씩 근무해야하지만, 절반 정도는 방호복을 입은 채 4시간 이상 근무한다”며 “탈의 후에도 남은 일처리를 하는 등 제대로 쉬지 못 하는 상황에서 과연 유연한 근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부는 최근 여름철 선별진료소에서 에어컨에 공기 정화 장치인 ‘헤파필터’를 반드시 장착하도록 하는 ‘하절기 운영지침’을 안내했다.

운영지침에 따르면 에어컨 바람은 의료진에서 환자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며, 비말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는 선풍기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윤로사 간호부장은 "원내 에어컨 가동 등의 문제는 정부 지침에 따라 운영될 예정이다”며 "의료진들이 여름철 관리운영체계를 통해 감염에 안전한 근로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 맞이하는 여름을 의료진들이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안전과 효율적인 진료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주장해왔던 간호인력 전담 부서 및 간호법 제정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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