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틸화 저해해 종양증식 억제…안전한 경구제로 기대

日 연구팀,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 실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혈액암의 일종인 성인 T세포 백혈병(ATL)의 진행을 억제하는 항암제로서 이용이 기대되는 신약이 개발됐다.

일본 사가의대를 비롯한 연구팀은 질환이 악화됨에 따라 유전자에 녹이 스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 점을 발견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약물로 녹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부작용을 억제하는 안전한 경구제로 개발하기 위해 2021년 상반기에 임상시험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TL은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가 HTLV-1 바이러스에 감염됨에 따라 발병하고 감염자의 2~5%에서 발생한다. 일본에서만 감염자가 80만~110만명으로 추정되고 이 가운데 40만~50만명이 규슈와 오키나와에 집중해 있다.

연구팀은 ATL의 진행과 함께 유전자 DNA에 '메틸기'라는 분자가 달라붙는 '메틸화'가 진행되고 녹이 스는 것처럼 축적되는 상태가 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메틸기가 떨어지는 '탈메틸화' 작용을 하는 기존약은 있지만 연일 주사가 필요해 환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경구투여가 가능한 신약개발이 추진돼 왔다.

쥐 실험에서는 메틸화를 저해해 종양의 증식을 억제하는 등 기존약과 효과는 비슷하면서 부작용은 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환자에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준비 중에 있으며 연구성과는 미국 혈액학회저널 '블러드'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치료제는 부작용이 커 장기투여가 힘들었지만 신약은 조기부터 장기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특히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의 녹을 제거함에 따라 재차 암에 걸리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는 발병 전 예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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