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 참여 가입자단체 "사회적 고통 분담 분위기…수가 동결도 고려해야"
의약단체장,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가중 수가 반영 돼야" 한 목소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의약단체들이 파격적인 수가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재정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가입자단체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가입자단체는 의료계의 고충도 이해는 하나 코로나19로 인한 고통분담 분위기 속에 수가 동결을 고려할 만하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중이다.

지난 8일 진행된 수가협상 의약단체 상견례에서 단연 화두는 코로나19였다. 의약단체장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통상적인 협상 이상의 부분이 추가된 파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통상적인 수가협상으로 이뤄져서는 안되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배려를 공단이 해야한다”면서 “공단이 배려를 한다면 그동안 의견대립으로 진전되지 못했던 대화들을 이끌어 나갈 계기를 협회차원에서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비단 공급자단체인 의약단체뿐만이 아니다.

재정운영위원회에 참여 중인 직장가입자 단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 가입자단체 관계자는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들도 고용이 힘들고 일부 업계는 매출액이 없다 싶이 한다”면서 “의료계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고통 분담 분위기에 가깝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수가가 높아지면 건보료도 높아진다”면서 “기업들 입장에선 비용을 줄여달라고 하는데 수가인상, 그것도 파격적인 규모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동결도 고려할만 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추가재정소요분(밴딩)의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19일로 예정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여타 가입자단체의 견해를 듣고 조율이 필요한 측면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건강보험공단 측은 재정소위를 통해 가입자단체의 어려움을 청취한 후 20일 치과의사협회부터 시작되는 상견례 겸 1차 수가협상에 임할 예정이다.

반면 공급자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반영되길 바라는 눈치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메르스때는 수가인상 등과는 별개로 진행됐지만, 코로나19는 메르스와 격이 다르기에 완전히 외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정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립대 최병호 교수는 각 협상 주체들이 서로 현실적인 면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전달했다.

최 위원장은 “제도발전협의체 2차례 정도를 진행했는데 코로나19 경영난을 수가계약에서 반영하자는 요구도가 높지는 않았다”면서 “의약단체분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현실적으로 환산지수 인상 등에서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알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년에 하던 수준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고, 의료계 피해는 협상과 별개의 시스템이나 대책을 통한 보상이 필요하지 않나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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