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을지대병원 정아라 교수 “‘원스톱’ 체계 갖춰, 다학제 접목 등 새로운 활로 개척”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자신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것이 더 좋은 삶을 갈망하는 이비인후과 환자, 삶을 포기하고 싶은 두경부암 환자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신체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목소리도 나이를 먹는다. 목소리의 노화는 소리의 음역대가 변하고 성대근육의 탄성이 떨어져 목소리가 거칠어지는 현상이다.

최근 노원을지대병원(원장 유탁근)은 서울 강북 지역 최초로 음성클리닉을 개설했다. 음성분석검사와 치료, 수술까지 원스톱(One-Stop) 체제를 갖췄고 전문 언어치료사와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전문의도 상주한다.

이번 클리닉을 이끄는 정아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사진>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수술 후 재활이 필요하거나 교사나 목사, 가수 등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오는 성대결절, 성대 혹, 쉰 목소리 등 음성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진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소리도 노화’ 음성분석검사로 습관 바르게 교정

기자와 음성분석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흡량을 부족하지만 음성의 질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적의 치료를 위해 국내에서도 흔치 않은 음성분석검사(CSL), 공기역학적 검사(PAS), 비음 측정기(Nasometer) 등 음성 분석 시스템을 대거 도입했다.

음성 분석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전문 음성치료사가 후두마사지, 한숨-하품 접근법 등 음성치료를 하거나 수술이 필요하다면 정 교수가 직접 나선다. 청각에 문제가 있을 경우 보청기 분야도 협업해서 빠르게 조치한다.

그는 “음성 질환은 무작정 수술만 권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을 해도 원인 습관이 교정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객관적인 음성분석검사로 자신도 모르는 잘못된 음성 습관을 찾아내고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생존과 삶의 질 직결, ‘두경부암’ 다학제 치료법 고심

한편 정 교수는 음성질환 분야 이외에도 눈, 뇌, 식도를 제외하고 두부(Head)와 경부(Neck)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암을 뜻하는 두경부암 치료에도 집중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곳에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재건, 재활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암을 제거하더라도 환자 얼굴에 큰 흉터가 남는다거나 말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밥을 먹지 못하는 후유증이 있다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니까요”

두경부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중 2%를 차지하는 낮은 유병률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구강 통증, 목소리 변화, 삼킴 장애 증상으로 병원에 방문할 땐 이미 진행 암(3~4기)인 경우가 많다. 초기 암(1기~2기)은 70~80%, 진행 암(3~4기)은 50% 미만으로 생존률도 낮은 편이다.

이는 생존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수술 후 스스로 말하기, 밥 먹기, 숨쉬기 등 기본생활이 가능해야 한다. 암을 제거한 후 혀와 인두 등을 복원하는 재건 수술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국 유일 3년차 두경부 전임의로 다양한 임상경험으로 빚은 탄탄한 실력으로 촉망받던 서울아산병원 시절을 지나 노원을지대병원으로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 정아라 교수는 연일 새로운 치료법을 고심 중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소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을 볼 수 있는 이비인후과가 끌렸고, 인상적인 수술로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는 환자를 보며 두경부 분야를 선택했다”며 “두경부외과를 중심으로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성형외과 등 다학제 치료법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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