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 5일까지 2주 연장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병 예방에 효과는 있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2주 후 어떻게 할지 계획이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고 유행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이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은 문제만 속출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든 연령대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고, 의료시스템을 보호하며, 취약한 노인층을 보호하기 위해 권장된다.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두 가지 사실은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감염전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둘째,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관리측면에서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지속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책 없는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한다. 온 나라를 들썩 거린 코로나19 감염도 돌이켜 보면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주의를 하되 사건의 본질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난 90일 동안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36명(4월 21일 현재)이다. 하루 2.6명이 코로나로 사망하였다. 2018년 우리나라 일평균 사망자는 860명이다. 나중에 평가를 해야겠지만, 코로나 자체로 사망한 수보다 코로나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수가 많을지도 모른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할 사람 중 폐렴으로 사망할 사람이 겹쳐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코로나19가 아닌 것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고 더 큰 문제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사회적 약속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강하다. 누구에게 전염될지, 누구를 감염시킬지 모른다. 무증상 및 경증일 때도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코로나19감염은 여름에도 감염이 계속 될 가능성이 높고, 가을에 다시 2차 유행이 올 것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므로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하여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아프면 격리부터 하자. 누구든 역학적 관계없이 코로나19 감염증세 발열, 목아픔, 기침, 가래 등 호흡기증상 외에도 후각·미각소실, 설사 등이 있으면 스스로 주변과 격리하고, 스스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자.

둘째, 누구든 만나면 마스크를 착용하자. 마스크는 나의 감염을 예방하고 상대에게 전파를 차단한다.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환자 또는 무증상 환자와 대화 시 감염 가능하다.

셋째,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자. 손씻기를 일상화 하자. 문고리, 손잡이, 공용물건 등을 만지면 손을 씻거나 손 소독제로 손위생을 실천한다. 손으로 얼굴(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외출 후 구강위생도 반드시 시행한다. 의료기관에서도 워낙 손씻기를 열심히 해서 손에 손금이 없어 질 정도이다. 손을 자주 씻게 되면 손이 거칠어지고 피부가 당기고 가려워 진다. 손씻기를 하고 마른 수건으로 닦고 곧바로 보습제를 바르자.

넷째,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자. 바이러스는 비말감염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로 나온 비말과 신체에 붙은 바이러스로부터 감염이 된다. 주먹 악수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인사 만 하자. 우리는 기침과 재채기에 관하여 관대한 문화를 가졌다. 기침과 재채기는 비말을 2미터 이상 보낸다. 실외 공기가 들어오도록 주기적으로 자주 환기를 시키는 것이 실내공기오염과 감염예방을 위하여 좋다.

다섯째, 의료기관을 보호하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지 의문이 들 것이다. 감염병 유행 시기에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무너지면 환자는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 감염병 환자뿐만 아니라 비감염병 환자도 진료가 어려워진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하여 가장 기본이 되는 약속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들의 삶을 예측가능하게 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감염 예방과 건강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하여 지속가능한 생활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과 권고를 수립해야한다. 모든 사회적 활동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국가가 강제하는 무조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국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사회적 약속을 지키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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