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연구 수행
갑상선암 발생에 DNA 메틸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신규 규명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국내연구진이 갑상선암의 발생에 DNA 메틸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를 활용한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마커의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용성, 박종열 박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연구팀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유전자교정연구센터 김용성 박사 연구팀(교신저자 김용성,정찬권 박사, 제1저자 생명연 박종열 박사)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한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갑상선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싸이로이드(Thyroid, IF 7.786) 최근호(2020년 30권 2호)에 게재됐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 발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후성학적 변화이다. 인체의 각종 정상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에는 메틸기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반대로 종양유전자의 프로모터 DNA에는 메틸기가 부착되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정상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가 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고, 또한 종양유전자의 프로모터가 탈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되어 암세포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유전자 프로모터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가 암세포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특정 세포 또는 질환 세포에서 프로모터와 멀리 떨어져서 유전자 발현의 조절에 참여하는 DNA 영역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인헨서(enhancer)라 부르며, 이 부위에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인헨서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갑상선암의 발생과 프로모터 DNA 메틸화의 관련성은 보고된 바 있으나, 인헨서 부위에서의 관련성은 아직 보고된 바 없으며, 특히 경계성 갑상선종양 및 악성 갑상선암을 식별할 수 있는 DNA 메틸화 분자 마커의 연구는 진행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인헨서 및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어 갑상선암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최초로 밝히고, 특히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상의) DNA 과메틸화가 악성 갑상선암에서 매우 낮은 빈도로 발생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사실은 갑상선암 발생에 있어서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뿐만 아니라 인헨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해당 유전자 상의 DNA 메틸화 수치가 경계성 갑상선종양에 비해 악성 갑상선유두암종에서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예후가 나쁜 유형일수록 DNA 메틸화 수치가 더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정찬권 교수는 “갑상선에서 DNA 메틸화 연구는 그동안 연구가 미진한 분야였으나, 본 연구진은 최신의 기법을 활용해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검사법을 임상 현장에 도입한다면 갑상선 결절의 진단 정확성을 높여 불필요한 재검사나 수술을 줄일 수 있으며, 갑상선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에게는 예후 판정 및 추후 치료 방침 결정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김용성 박사는 “동 연구 성과는 갑상선암의 발생 및 진행에 DNA 메틸화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이 발굴된 (MMP7, MICAL2, 및 DIAPH1) 유전자 상의 DNA 과메틸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판정을 위한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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