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세계 수면의 날 맞이, 신원철 교수 "숙면은 치매 예방·기억력 향상 등 효과적"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스마트 기기 사용, 과도한 업무 등으로 현대인들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3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이해, 잠을 깊이 자는 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숙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깊은 잠을 잘 경우, △치매 예방 △기억력 향상 △다이어트 △면역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우선 질 좋은 수면은 치매를 예방하며, 반대로 잠을 못 자면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50대 이후에 불면증이 발생하면 치매가 약 2배 이상 증가한다.

실제로 2012년 한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측정한 결과,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계속 베타 아밀로이드의 농도가 높아지다가 자정이 되면서 점차 감소해 아침 9시경에 가장 농도가 낮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치매를 예방하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배출하는 것이다.

또한 잠자는 동안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잘 자는 것은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

신원철 교수는 “비렘수면 동안, 육체적 피로 회복과 함께 학습한 기억이 정리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며 "렘수면 동안에는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대뇌피질의 연결이 끊어지고, 대뇌 피질 간에 연결이 활발히 되는 등 기억을 더 오래 저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잠자는 시간 5~6시간 전에 식사를 마친 후 숙면을 취하면, 비만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서 이른 시간에 식사를 섭취하는 사람과 늦은 시간에 식사하는 사람 420명을 20주간 관찰한 결과, 일찍 식사를 한 사람은 4kg 이상 체중 감소가 나타났으며, 야간 근무자의 경우 일반 근로자보다 비만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생체시계와 일주기 리듬이 비만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잠을 자야 하는데 음식을 섭취하면 이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장기가 활성화되고, 수면을 준비하는 생체시계와 불일치하면서 인슐린 저항과 비만이 초래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코로나 19 확산으로 면역력 화두가 되는 가운데,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숙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수면박탈은 면역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것.

신원철 교수는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증을 스스로 이겨내고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면역력을 증진하는 것이다"며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잠을 잘 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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