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해야 할 문제 vs 책임전가 행정력 낭비…의사협회 물량 문제없어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진주영 기자] 정부가 의료기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보건용 및 수술용 마스크를 4개 의료계 단체 중심으로 공급·배분에 나선 가운데, 마스크 수급 당사자인 의원급 의료기관과 분배를 도맡은 의협 산하 각 시도의사회의 반응이 제각기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5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의료기관에 안정적으로 마스크가 수급될 수 있도록 의료계 4개 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중심으로 마스크를 공급·배분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마스크는 생산업체가 의료기관 공적판매기관과 개별 계약 후 납품했으나, 앞으로는 의료인에게 마스크를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의료계 4개 단체 책임에 따라 공급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마스크 공급 및 배분을 맡은 대한의사협회는 지역별 순차적으로 의료인력 종사자 수에 따른 균등 배분을 원칙으로 시도 및 시군구의사회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개원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자신도 구의사회를 통해 배분을 택배로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택배로 수령받거나 의사회를 방문해 수납 후 마스크 물량을 받는 방식인데 며칠 후 도착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공급이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1주에 한번이든 자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배분·분류를 도맡은 시도의사회의 경우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마스크 물량이 전달되어 배분을 시작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들은 어려움이 일부 있으나, 코로나19로 어려운 때를 보내는 시기기에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A시도의사회 관계자는 “각 구별로 마스크를 배분한 후 구에서는 각 반별로 배분해서 명단대로 서명하고 구매해가는 식으로 (배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배분 조치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물량자체는 일주일(5일)에 이정도 분량이라면 충분할 것 같다”면서 “국가에서 정한 명단대로 배분한 이후 부족한 의료기관에 남는 의료기관의 마스크 분량을 다시 재분배하는 것이 논의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배분이 완료된 B시도의사회 관계자도 “비상 상황이다 보니 마스크 공급 자체만으로도 다행”이라면서 “다소 불편한 점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B시도의사회는 시도의사회 직원들을 통해 시도 산하 시·군 등 행정단위에 명단에 따른 마스크 물량을 분배한 상태다.

반면 아직 마스크 물량이 도착하지 않은 시도의사회에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C시도의사회 회장은 “의사회 직원들이 달라붙어서 분류 및 수납 확인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면서 “차라리 다른 정부산하기관에서 도맡으면 모를까 의사회에 배분 책임을 전가하는 건 아쉽다”고 지적했다.

C시도의사회 회장은 “시도의사회 내부에서도 왜 배분 책임을 떠맡아야하는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거리가 너무 먼 도시지역을 보유한 시도의사회의 경우 해당 거리를 직접 배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직 마스크 물량이 도착하지 않은 D의사회 관계자는 “도착 이후에 자세한 배분 진행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미리 수요조사를 완벽히 수행해서 나온거기 보다 종사 의료인에 맞춰 준거기 때문에 배분 시 개수가 다소 안 맞을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반적인 배분 절차에 대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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