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회 행사 장소 변경 혹은 취소…주최 측 아직까지 대부분 관망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최근 중국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中 우한 폐렴)’가 지난 메르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의료계 행사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이 주요 감염 장소인 만큼 의료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들이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고자 취소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는 30일(오늘) 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열리는 심포지엄이나 학술대회 등 개최 여부를 파악했다.

이 결과 대부분 행사는 일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으로 많은 행사가 취소됐던 메르스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행사 주최 측이나 장소를 대여해준 병원에서 행사를 즉각 취소하기보단 개최 유무를 고심하고, 관망하는 분위기인 것.

이는 메르스 당시 의료진까지 사망하는 등 원내 감염이 심각했던 것과 달리 음압시설, 병문안 문화 개선 등 감염관리와 방역체계가 보다 강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는 31일 블리스힐스테이 2층 웰니스홀에서 열리는 대한뇌종양학회 동계학술대회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암학회는 오는 31일 서울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개최하는 워크숍과 2월 28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진행되는 심포지엄도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암학회 사무국 관계자는 “메르스 당시에도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진행한 바 있다”며 “이번 행사에서 손세정제나 마스크 등을 비치해 최대한 감염병 확산에 우려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학회 사무국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심포지엄이나 학술대회 등 취소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와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의 경우 의사회원들의 문의가 있었지만 각각 2월 8일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2월 14일 무주 티롤호텔에서 학술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척추신경외과학회 사무국 관계자는 “일부 의사회원들에게 학술대회 취소 여부에 대한 문의가 나오긴 했으나 아직까지 학회 차원에서 취소 계획은 없다”라고 언급했다.

오는 2월 15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3층 대강당(계림홀)에서 열리는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의 학술 심포지엄과 2월 16일 서울성모병원 별관 국제술기센터에서 열리는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의 학술행사, 2월 21일부터 22일까지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대한종양외과학회 ‘SISSO 2020’도 아직까지 취소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일부 학회 학술행사는 장소가 변경되고 취소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이과학회는 오는 2월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를 위한 학술행사를 그대로 진행하지만 2월 16일 건국대병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워크숍은 장소를 세종대학교로 변경했다.

이과학회 사무국 관계자는 “건국대병원에서 장소 대여에 대한 취소 요청을 했기 때문에 장소를 변경한 것”이리며 “서울대병원에서도 만약 요청이 온다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건국대병원 측에서는 현재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감염관리팀에서 행사 자체를 자제하라는 지침이 나와 이같은 조치가 내렸으며, 매일 진행하는 ‘정오의 음악회’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아직 별다른 지침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대한간암학회는 오는 2월 5일 개최 예정이었던 ‘간암의 날’ 행사를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2월 21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정기학술대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간암학회 사무국 관계자는 “학술대회의 경우 연기할지, 그대로 진행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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