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이후 10%만 생존…업체간 경쟁·마진인하·정책변화 등이 원인
수익률 1% 미만 종합도매 친화 정책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한때 의약품유통업계 시장을 호령했던 종합도매업체들이 20년 사이 약 10%만 생존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다.

종합도매업체는 약국 거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도매업체를 일컫는 말로 의약분업 이전까지 약국을 대상으로 일반의약품을 주로 취급했기 때문에 'OTC도매'로 불리기도 했다.

의약분업 이전 이들 업체들은 매출은 작지만 제약사, 약국 사이에서 뛰어난(?) 영업력으로 의약품유통업계 시장을 호령했었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20년사이 약 200여곳이었던 종합도매업체들이 지금은 약 10% 정도만 살아남았다.

이들 업체들의 위기는 업체간의 과당경쟁, 물류·배송비 증가, 제약사의 저마진 정책, 일련번호제도 시행과 같은 정부의 규제 강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의약분업이후 의약품유통업체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종합도매업체 수는 하락하는 등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이상원 제약산업학과 교수)이 건강보험공단 의뢰로 연구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1500여개였던 도매업체 수는 2018년 2600여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2020년 현재 전국 도매업체가 3000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도매업체 수가 꾸준히 증가한 반면 종합도매 수는 급감했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 송암, YDP, 한우, 성일, 인영약품 등 오랜 전통을 가진 종합도매들이 대거 자진정리를 하고 중소 종합도매들도 부도처리 되거나 자진정리를 선택하면서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원인으로 급격한 영업환경 변화와 수익성 악화가 유독 종합도매에게 크게 다가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유통업계가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꼽는 ▲제약사 저마진 정책 ▲일련번호제도 도입 등 정부의 규제 강화 ▲인건비 상승 ▲시설 투자비용 증가 ▲1일 배송 횟수 경쟁 ▲반품·불용재고 문제 ▲물류·유통 비용 증가 등 대부분이 병원 거래 도매나 품목도매에는 무관한 문제다.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은 "의약분업이후 종합도매업체들이 업체간 경쟁, 제약사 마진인하, 정책 변화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수익률이 꾸준히 하락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이제는 이들 소수의 업체들이 전국 2만개 약국 배송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혜 회장은 "종합도매업체들은 대형화, 선진화가 필요하고 정부도 1% 미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합도매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제약업계, 약사사회에 도매업계 어려움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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