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커 난제 딛고 작년 3개 승인, 개발 활기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세계적으로 항체약물복합(ADC) 항암제 시장 및 신약 개발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항체와 항암 독성제를 묶어 유도 미사일과 같이 종양만 노려 표준 화학요법의 최대 1만배에 달하는 세포독성제를 방출하며 건강한 조직은 피해간다.

약 20년 전 화이자의 미오타그(Mylotarg, gemtuzumab ozogamicin)가 최초의 ADC로 승인된 이래 지난 2018년 사이 허가된 ADC는 단 4개 밖에 없었으며 그 중에서도 캐싸일라(Kadcyla, trastuzumab emtansine)만이 지난해 연간 매출 10억달러를 넘겼다. 캐싸일라는 일부 유방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을 표준 치료 허셉틴에 비해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그동안 ADC는 링커로 항체를 적절하게 독성제와 연결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어 효과가 너무 강하거나 약한 등 실패가 많았다. 일부 초기 ADC는 독이 혈류에서 방출돼 건강한 조직에 심각한 해를 가하기도 했다.

이후 독과 항체를 더욱 잘 연결시키고 종양에 더 정확하게 맞도록 고안한 결과, 암세포에 흡수됐을 때만 독성을 방출하도록 링커가 꾸준히 개선돼 왔다.

특히 작년에는 3개의 ADC가 승인을 받는 쾌거를 이뤘는데 그 중 다이이찌산쿄의 유방암 치료제 인허투(Enhertu, trastuzumab deruxtecan)는 타깃 세포가 파괴되고 난 뒤에도 주변 종양까지 죽이도록 디자인됐다.

임상시험 결과 인허투는 이전에 여러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대해 질환이 악화되기 전에 중간 16개월을 더 생존하도록 해줬다.

아울러 최근 승인된 아스텔라스와 시애틀 제네틱스의 방광암 치료제 패드세브(Padcev, enfortumab vedotin-ejfv)는 면역항암제에 실패한 환자의 44%가 개선 효과를 보았으며 일부 환자는 암의 근거가 사라졌다.

더불어 로슈의 폴리비(Polivy, polatuzumab vedotin-piiq)도 림프종에 다른 두 치료제와 병용으로 환자의 40%에서 완전반응을 보여 승인을 얻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ADC의 시대가 도달했다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십여 제약사가 89개 치료제에 대해 임상시험 중이다.

대표적으로 GSK의 다발 골수종 치료 후보 GSK2857916(belantamab mafodotin)가 있고 이뮤노메딕스의 난치성 3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 삭시투주맙 고비티칸(sacituzumab govitecan)도 기대주로 주목되며 최근 FDA에 승인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이 복잡한 생산을 외주로 맡길 것으로 기대하며 독일 머크나 론자 같은 수탁 제조업체들도 시설을 확장하고 나섰다.

머크는 앞으로 전체 ADC 시장이 연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이미 로슈를 도와 두 ADC를 만드는 론자는 생접합 시장이 연간 9%씩 성장할 관측이라며 스위스의 ADC 공장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반면 개발에 실패하거나 포기한 곳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애브비가 작년 로바-티 임상시험에 실패하며 58억달러의 투자금을 날렸다.

뿐만 아니라 이미 캐싸일라와 폴리비를 개발한 로슈도 현재 포도상구균 치료제로 ADC 하나만을 개발할 뿐인데, 이에 대해 복잡성을 다루는데 실패했다며 기술적 우선순위를 바꿨다고 밝혔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작년 초 다이이치 산쿄에 약 70억달러를 주고 인허투의 권리를 취득했으며 일각에서는 인허투의 매출을 연간 최대 70억달러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이찌 산쿄는 다른 종양에도 인허투의 연구·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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