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연구팀, 한국형 식단 개발 후 연구-우울감 저하·하체 체력 강화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우리나라 노인 맞춤형으로 구성한 지중해식 식사가 진짜 서양의 지중해식 식사와 마찬가지로 노인의 인지기능 개선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는 노인의 우울감ㆍ배변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었다.

이런 사실은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박유경 교수팀이 치매 위험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 40명을 각 20명씩 두 그룹(한국형 지중해식 식사 섭취 그룹과 일반 식사 섭취 그룹)으로 나눈 뒤 6주간 각기 다른 종류의 식사를 하도록 주문한 결과, 드러났다.

박 교수팀은 실제 지중해식 식사에서 많이 사용되는 올리브유가 다수 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맛과 향이란 사실을 감안해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제시했다.

한국형 지중해 식사는 올리브유에 된장ㆍ마늘을 넣어 올리브유 고유의 향을 없앤 음식이다.

서양식 샐러드 대신 국내 노인이 선호하는 겉절이와 나물 등을 된장 올리브드레싱으로 버무려 제공했다.

해산물 요리는 생선찜이나 숙회 등의 국내 노인이 익숙한 조리방법으로 변형했다.

지중해 식사에서 권장하는 통곡물 빵ㆍ통곡물 시리얼ㆍ통곡물 파스타는 잡곡밥과 껍질이 최대한 많이 포함된 메밀국수ㆍ통밀국수로 대체했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6주간 한 노인은 일반 식사를 한 노인에 비해 인지기능 개선도 점수가 높았고, 우울감은 낮아졌다.

4m를 걷게 한 뒤 걷기 속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의 하체 체력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을 하루 6컵 이상 섭취한 비율도 10% 증가했고, 채소와 과일 합쳐서 하루 7컵 이상 섭취한 비율도 30% 높아졌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은 일반 식사를 한 노인보다 배변량도 15% 증가했다. 배변 후 깔끔한 기분은 10% 증가한 반면 배변 통증 경험률은 10% 감소했다.

변이 부드러워졌다는 응답률도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노인에서 35% 높았다.

지중해 식사는 치매ㆍ혈관질환 등의 치료 효과가 입증된 건강식단이지만 다소 생소한 메뉴와 식품의 구성으로 그동안 한식이 익숙한 국내 노인의 식사에 적용하기 매우 어려웠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한국형 지중해 식사는 우리나라 노인의 일상식으로 권장하기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도 실제 지중해식 식사처럼 노인의 하체 체력을 강화하고 인지기능ㆍ우울감ㆍ배변 기능 개선을 도왔다”고 밝혔다.

한편 지중해식 식사는 세계적인 장수 지역인 그리스 크레타섬 주민의 전통식사로, 2010년11월 17일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식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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