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2023년까지 건별심사→분석심사로 완전 전환 추진 계획
분석심사 시 PRC·SRC 중심 운영…역할 중복 등 진료심사위 기능 모호 가능성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가치체계 기반의 분석심사 선도사업이 실시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분석심사의 단계별 확대를 예고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건별 진료비 심사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를 수행해 온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이하 진료심사위)가 분석심사의 확대에 따라 향후 역할이 모호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원장 김승택)은 가치체계 기반의 분석심사 선도사업을 실시 중에 있다. 선도사업의 기간은 오는 2020년 7월 31일 까지이며,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슬관절치환술, MRI, 초음파 등 7개 항목에 한해 진행된다.

가치기반 분석심사는 기존 청구 건 단위·비용효과성 관점 심사에서 주체 단위·의학적 타당성 관점 심사로 진행되며, 기존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중심에서 의료현장 전문가가 심사주체로 참여하는 개방형 심사결정구조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최근 주제별 지역기관 밀착 중재와 심층심사를 실시하는 전문가심사위원회(PRC)와 주제별 심사지표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등 주제별 심사기반 심의를 실시하는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를 구성했다.

연도별 분석심사 확대 로드맵

또한 정부와 심평원은 오는 2023년까지 분석심사의 단계적 확대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심평원의 구상대로 확대가 진행될 경우, 오는 2022년에서 2023년 경에는 모든 건별심사가 분석심사로 전환된다.

PRC, SRC가 구성되고 분석심사 단계적 확대 계획이 추진 중인 가운데, 의료계 일부에서는 심사위원들로 이뤄진 기존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역할이 모호해 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선도사업에서 정한 SRC 구성에는 일부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소속 심사위원을 포함하고 있어 ‘역할-구성 중복’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심사위원회 프로세스

또한 분석심사 완전 전환 시 PRC·SRC 등 전문가심사위원회 중심으로 심사체계가 돌아갈 가능 성이 커, 이 경우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역할은 더욱 모호해진다.

아울러 선도사업 지침의 전문가심사위원회 운영 규정에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필요시 주제별 또는 진료심사평가위원회와 통합해 회의를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심평원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 중 전문가심사위원회 운영방안

일부 의료계 관계자들은 분석심사의 확대에 따라 진료심평위 심사위원들이 PRC와 SRC로 흡수되며, 건별심사·위원회운영부 중심의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개편 혹은 사장될 가능성도 점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 측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심사기준실 관계자는 “PRC 등에서 별도 활동을 하는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소속 심사위원님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심사평가와 관련해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의사분들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겹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은 기존과 동등하며, 아직 분석심사가 제대로 실시됐다고 할 수 없는 단계라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면서 “만약 분석심사가 성공적으로 확대·완전 전환될 경우 그 때가서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개편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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