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 우울증 겪은 암환자, 사망 위험 78% 증가…‘암 환자 정신건강관리 프로그램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우울증이 암생존자의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왼쪽부터)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고아령 교수,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서울대병원 고아령 교수팀(교신저자 박상민 교수, 공동1저자 김규웅 연구원)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뒤, 5년 이상 생존한 1만1065명을 추적·관찰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병력이 장기 암생존자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우울증 과거력이 있는 장기 암생존자 343명은 그렇지 않은 장기 암생존자 1만722명에 비해 사망위험이 절반 이상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남성이 더 두드러졌으며 남성 중 우울증 과거력이 있는 장기 암생존자의 사망위험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78% 높았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정신건강이 신체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지만 우울증과 암환자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우울증 병력이 암환자의 장기 생존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혀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고아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환자의 정신건강이 장기 생존예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현행 암환자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신체에만 국한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암 환자 정신건강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지에서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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