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개발 잦아지고 있지만 보험 급여가 여전히 발목
레블리미드 급여 확대, 키프롤리스 2, 3제 요법에서 생존기간 12개월 연장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림프종, 백혈병과 함께 3대 혈액암에 속하는 다발골수종은 감염이나 질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성·분비하는 형질세포(plasma cell)의 비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전신에 다발성으로 증상을 발생시킨다.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돼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를 감소시켜 빈혈, 감염 및 출혈의 위험을 높이고 신장에 손상을 주거나 뼈를 약하게 해 골절 등의 치명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다발골수종은 노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지난 20년간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수는 약 10배 증가했다. 고령화 인구 증가와 평균 수명 연장의 영향으로 환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발골수종의 증상 다발골수종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많은 경우 정기 검진 등 혈액검사를 통해서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증상 자체가 모호하거나 다른 질환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는데, 등 아래쪽 또는 늑골의 통증이 다발골수종에서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외에도 골절, 갈증, 구토, 잦은 소변, 피로와 숨가쁨, 반복되는 감염, 비정상적인 출혈, 발목 부종, 빈혈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뼈의 용해성 병변 ▲신부전 ▲빈혈 ▲반복되는 세균감염 등으로 인한 ▲골통증 ▲어지럼증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보통 일정 기간동안 무증상 기간이 선행되며 다발골수종 환자의 20% 정도는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중년 이상 연령대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3549명에서 2018년 7413명으로 최근 8년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은 질환의 개선과 재발이 반복되고, 완치가 어렵다. 또한 5년 상대생존율이 33.2%, 10년 상대생존율이 18.8%에 불과해 다른 암종 대비 낮은 상대생존율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재발하고 2차 치료를 진행한 후에는 치료 반응 유지기간이 지속적으로 짧아져, 재발 횟수에 따라 치료 반응률도 함께 감소한다.

치료차수가 증가함에 따라 치료지속기간(DOT) 및 관해 유지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 단계에서 치료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이를 장기간 유지해 재발까지의 시간을 늦추는 것으로 다발골수종의 치료 목표가 변화하고 있다.

다발성 골수종은 새로운 치료제와 치료요법이 개발되면서 치료 환경이 좋아지고 있지만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환자 접근성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발성 골수종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여러 차수의 치료를 거칠수록 치료효과 지속기간이 짧아지고 치료제에 대한 반응도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1차 표준요법인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다발성 골수종 유지요법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첫 치료를 시작하는 65세 미만의 다발골수종 환자에게는 이식 후 재발을 최대한 늦추고 환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지요법이 권장되고 있다.

유지요법은 초기 단계부터 최적의 치료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도록 하는 치료법은 생존율 향상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는 만큼 주목받고 있지만 급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발 골수종 치료제로는 1, 2차에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와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 등이 있으며 3차 치료제 옵션으로는 포말리스트(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 등이 있다.

◆표적항암제로, 최초의 프로테아좀 억제제인 벨케이드

한국얀센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는 골수에 존재하는 형질세포에 의해서 발생하는 희귀 혈액암의 하나인 다발골수종 치료제이다.

벨케이드는 단백질 분해과정에 관여하는 프로테아 좀의 활성을 가역적으로 억제, 비정상 적으로 증식한 형질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표적항암제로, 최초의 프로테아좀 억제제이다.

벨케이드는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202명의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상 임상에서 기존 치료 대비 높은 반응률을 입증, 이를 바탕으로 2003년 5월 13일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2004년 4월 26일 유럽연합으로부터 승인을 받 았다.

벨케이드는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지난 2006년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 발 골수종 환자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이후, 2008년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지 않고, 이전 치료경험이 없는 다발 골수종 환자에 대한 멜파란 및 프레드니솔론과 병용요법으로, 2014년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고, 이전 치료경험이 없는 다발 골수종 환자에 대한 덱 사메타손 또는 덱사메타손 및 탈리도마이드 병용의 유도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레블리미드, 1차 치료부터 유지치료, 재발 후 2차치료까지 가능한 경구용 치료제

세엘진 레블리미드는 면역조절 제제로 분류되는 화합물로, 다발골수종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종양세포 생성에 영향을 주는 사이토카인을 차단해 다발골수종 세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레블리미드는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적응증을 확대하며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시해왔다.

2015년에는 처음 진단 받은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고 2017년에는 급여 확대를 통해 새로 진단 받은 이식이 불가능한 다발골수종 환자들을 위한 1차 치료 뿐만 아니라 2차 치료에서도 기존 보르테조밉 치료 여부와 상관없이, 한가지 이상의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도 레블리미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2018년에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유지요법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도 받았다.

이처럼 레블리미드는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1차 치료부터 유지요법, 재발 시 2차 치료까지 전 차수에 걸쳐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며 다발골수종의 기본 치료제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레블리미드는 타 약제와의 시너지 효과가 탁월하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 및 유럽암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다발골수종 치료에 레블리미드를 포함한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레블리미드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유지요법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 ‘CALGB 100104’, ‘IFM 2005-02’, ‘GIMEMA RVMM-PI-209’의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다발골수종 환자를 79.5개월의 중앙 추적관찰 기간 결과 레블리미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52.8개월로,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은 위약 투여 혹은 유지요법을 진행하지 않은 환자군 대비 사망위험률을 25%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고령이 많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특성상 병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경구제인 레블리미드는 병원 내원 횟수를 줄이고 편리한 복용법으로 치료 효과를 높여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발 잦은 다발골수종, 12개월 무진행 생존 기간 연장 확인한 키프롤리스

암젠코리아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는 2차 치료 옵션으로서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에 레날리도마이드 및 덱사메타손 또는 덱사메타손과의 병용요법으로 승인 받았다.

키프롤리스는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에서도 최우선 권고되고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다발골수종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다발골수종 재발 환자에 최우선 권고되는 약제 요법으로 키프롤리스를 카테고리 1로 권고하고 있다. 현재 키프롤리스는 국내에서 2018년 2월 보험급여가 적용돼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약제 중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유일한 2차 약제이다.

가이드라인 권고에 기반이 된 근거는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한 키프롤리스의 12개월 더 연장된 무진행 생존 기간과 전체 생존 기간 연장 및 삶의 질 개선 효과다. 노령층의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 없이 개선된 삶의 질로 12개월 더 생존 기간이 연장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무진행 생존기간에 있어서 키프롤리스는 이전에 한 가지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2제 요법, 3제 요법 모두에서 타 치료제 대비 12개월 더 연장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ENDEAVOR 연구 결과, 이전에 한 가지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군에서 무진행 생존 기간이 Kd(키프롤리스+덱사메타손) 요법은 22.2개월, Vd 요법(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은 10.1개월로 12개월 더 연장시켰음을 확인했다.

3제 요법에서도 역시 12개월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 ASPIRE 연구에서 이전에 한 가지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군을 분석한 결과, 무진행 생존 기간이 KRd 요법(키프롤리스+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은 29.6개월, Rd 요법(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은 17.6개월로 나타났다.

키프롤리스는 전체 생존기간 역시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ENDEAVOR 연구에서 Vd 요법 38.8개월 대비 Kd 요법 47.8개월로 나타났으며, ASPIRE 연구에서 Rd 요법 40.4개월 대비 KRd 요법이 48.3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중요한 삶의 질 개선에 있어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2제 요법에서 Kd 요법이 Vd 요법 대비 신체적 기능, 사회적 기능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3제 요법에서도 KRd 요법이 Rd 요법 대비 삶의 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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