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이사회서 “중요사안 건정심 참여” 의견 개진…추후 상임이사회서 추가 논의 예정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버스 떠난 뒤 손 흔들어야 의미 없어-당장 첩약 급여화부터 막아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1년 6개월 동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을 불참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선별적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이 건정심에 불참하다보니 문재인 케어나 추나요법 급여화 등 중요한 정책에서 의료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사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지난 23일 전체 이사회를 열고, 건정심 선별적 참여 방안을 토의안건으로 올려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대집 의협회장은 지난해 5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2019년도 수가협상 방향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항의차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지난해 5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2019년도 수가협상 방향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항의차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러한 건정심 불참 이후 의협은 큰 성과도 없이 되레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패싱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의료계 내부적으로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전체이사회에서 중요한 안건의 경우 건정심을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이 고려돼야한다는 의견이 개진된 상황이다.

박 대변인은 “건정심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라며 “다만 의협이 건정심에 불참하다보니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별적으로라도 참여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많은 의견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의협 대의원 운영위원회도 건정심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방 첩약 급여화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명확한 근거 없이 추진하고 있는데 의료계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건정심에 참여해 막아야한다는 것.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버스가 지나간 후에 손을 흔들어봐야 의미 없다”며 “지금이라도 건정심에 참여해 의료계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고 막을 것은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의협 집행부에서는 전체이사회에서 나온 의견을 회무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아직 건정심 참여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박 대변인은 “사안이 가볍지 않기 때문에 전체이사회에서 의결까지 진행되지 않았는데 추후 상임이사회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집행부에서는 이러한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 회무에 충분하게 회무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지난 9월 가입자 건강보험료 인상에서의 고충을 토로하고, 의협의 건정심 참여를 희망했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가입자의 보험료를 올리는 과정에서 간극을 좁히는데 힘들었다”며 “의협이 건정심에 함께 참여해 논의를 이어나가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해 응급실 적정수가를 책정했고, 현재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급여화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척추, 근골격계 MRI 급여화 등 의료계와 충분히 상의해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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