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1 작용 차단해 LDL-콜레스테롤 낮게 유지 가능…'선택적 억제제 신약 개발 전기 마련'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 신약 개발의 전기를 마련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효수 교수, 장현덕 교수

서울대병원의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대사유니트의 김효수·장현덕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PCSK9가 LDL-수용체를 파괴시키는데 CAP1 단백질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기전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CAP1을 결손시킨 쥐를 만들어서 연구한 결과, CAP1가 결손된 쥐는 간세포 표면에서 LDL-수용체가 증가해 정상 쥐보다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

이어 PCSK9을 바이러스로 만들어 쥐에 정맥 주사해 간의 LDL-수용체를 인위적으로 파괴했을 때도 CAP1 결손쥐에서는 LDL-수용체 파괴 현상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

또한 LDL-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은 사람들에서 보고된 PCSK9 유전자 변이들을 찾아 분석한 결과, 변이형 PCSK9은 CAP1과의 결합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의 PCSK9 단백질이 CAP1과 결합되지 않기에, 좋은 역할을 하는 LDL-수용체가 파괴되지 않고 누적돼 그 결과 혈중 LDL-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게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DL-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져 혈관을 통해 세포막과 호르몬 생성의 재료로써 각 장기에 보급된다.

혈중 수치가 높으면, 혈관 벽에 침착되면서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심근경색증, 뇌경색증을 초래해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졌다.

혈중 LDL-콜레스테롤은 간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LDL-수용체와 결합한 뒤 분해되어 담즙으로 소모되고 배설된다.

LDL-수용체의 수가 간세포 표면에 많이 있을수록 혈중 LDL-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

즉 수용체는 좋은 일을 하는 단백질인데, 이를 파괴하는 PCSK9 단백질이 이미 발견된 상태다.

현재 나쁜 PCSK9를 억제하는 항체를 개발해 시판하는 제약사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PCSK9가 LDL-수용체를 파괴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현재 CAP1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선택적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고지혈증과 지방간 등 대사성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지 확인 중이다.

김효수 교수는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사망률을 줄이는 PCSK9 억제 항체의 작용기전을 최초로 규명해 다른 신약을 개발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이 가시화되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년 여 만에 성과를 맺은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 사업 염증/대사-유닛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심장혈관 학계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 23.239) 온라인으로 최근 출판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