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표면 각질층 투과 용이…환자 통증과 복용부담 줄여

美 패스포트 테크놀로지, 2024년 출시 목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점적이나 주사제 등의 형태로밖에 사용할 수 없던 약물을 패치제 형태로 바꾸는 새로운 투여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패스포트 테크놀로지는 환자의 통증과 복용부담을 줄여 당뇨병과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폭넓은 질환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패스포트 테크놀로지는 올해 7월 일본 닛토덴코로부터 독립해 설립된 회사로, 피부로부터 흡수시키기 어려운 타입의 약물을 패치제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을 사업화하기로 했다.

대상이 되는 것은 주로 펩티드나 핵산 등 중분자나 단백질 등 고분자를 토대로 하는 약물. 최근 획기적 신약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 약물은 기름에 잘 녹지 않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지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는 피부표면의 각질층을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적으로 투여되고 있는 실정이다.

패스포트 테크놀로지의 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 손바닥 크기의 소형장치와 테이프형태의 약물을 이용하는 이 기술은 사용법도 간편해 환자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다.

장치를 팔 등에 대고 버튼을 누르면 피부와 접촉한 부분의 금속제 필라멘트에 순간적으로 큰 전류가 흘러 발열한다. 이 열로 필라멘트가 닿은 부분의 피부 각질층이 증발하고 각질층에 깊이 20~50마이크로미터의 구멍이 수백 개 뚫린다. 필라멘트의 온도는 700도에 달하지만 전류는 길게 흐르지 않고 열이 가해지는 깊이도 얕아 통증을 느낄 수 없다.

피부 표면에 구멍을 뚫은 뒤 그 부분을 덮도록 1cm 크기의 테이프형태의 약물을 붙이면 약물의 유효성분이 각질층에 뚫은 구멍으로부터 체내에 스며들고 결국 온몸으로 퍼지는 시스템이다.

점적이나 주사로밖에 투여할 수 없던 약물을 이 방법으로 투여할 수 있다면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자택에서 치료하기 쉬운 장점도 있다.

회사측은 우선 정제로 판매되고 있는 편두통약에 이 기술을 적용해 내년 봄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하고 승인을 거쳐 2024년 장치와 테이프 형태의 약물을 세트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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