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임세원 교수 사건 당시 조사보다 세밀한 문항 담아…오는 10일까지 진행 예정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故 임세원 교수 사건에 대한 충격과 논란이 가시기도 전에 최근 서울 노원구 소재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의료진을 흉기로 찔러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에서는 의료기관 내 폭행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6일부터 대회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앞서 의협은 올해 초 故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로 정부와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두 번째로 실시되는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담았다.

의협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는 전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며, 구조화된 설문지 ‘Structured Questionnaire’와 닥‘터서베이’를 통해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조사 문항은 △최근 3년 동안 진료실 내에서 환자·보호자 등으로부터 폭언 또는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지 △경험한 폭언 또는 폭력으로 인한 피해의 수준 △얼마나 자주 경험했는지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폭언 또는 폭력을 행사한 이유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폭언이나 폭력을 당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와 진료실 내 대피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나 시설이 유무도 포함됐다.

아울러 이번 노원구 소재 대학병원 흉기 사건에 손가락 절단 사건의 단초가 된 환자의 강압적인 진단서 요구 등에 대한 문항도 들어갔다.

이와 관련 항목에는 △실제 환자의 상태와는 다른 허위 진단서 발급 또는 이미 발급된 서류의 수정을 요구 받거나 강요, 협박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지 △실손보험 청구나 장애등급 판정 등을 이유로 의사에게 진단서나 관련서류의 허위작성 또는 수정을 요구하는 사례에 대한 처벌규정의 필요성 등을 묻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올해 초에 복지부, 병협 등에서 의료행 폭행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현재 상황이 변했다”며 “이번에 발생한 사건은 진단서에 대한 강요, 협박이기 때문에 의료인 보호를 위해 세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문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환자들의 부당한 요구, 강압에 대해서 실제 보호막이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의료기관 내 폭력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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