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나 귀 형성 관여 단백질 'p63' 분해가 부작용 원인

日 연구팀, 부작용 적은 혈액암 신약개발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우용 기자] 기형아 유발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수면제 '탈리도마이드'가 기형을 유발하는 작용기전이 밝혀졌다.

일본 도쿄의대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팀은 탈리도마이드가 현재 혈액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어, 부작용을 억제한 새로운 약물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탈리도마이드는 1950년대 수면제로 출시됐지만 임신초기에 투여하면 신생아의 손발과 귀의 형태가 변형되는 등 세계적으로 약화사고를 일으켰다. 그 후 한센병,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에서는 2008년 재승인됐다. 하지만 이처럼 기형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 탈리도마이드를 세포에 추가하면 '세레블론'(Cereblon)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결합물질이 손발이나 귀의 형성에 관여하는 'p63'이라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p63 단백질에는 대소 두 타입이 있는데, 태아 발생과정에서 작은 쪽은 손발 형성에, 큰 쪽은 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브라피쉬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탈리도마이드가 세레블론에 결합하면 p63의 대소 양쪽의 분해가 유도되어 지느러미가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p63에 탈리도마이드에 대한 내성을 갖게 하면 제브라피쉬의 지느러미가 정상적으로 성장했다.

연구팀은 p63의 분해가 부작용의 원인임을 확인하고, p63의 분해를 유도하지 않는 탈리도마이드계 화합물을 탐색하면 안전성이 높은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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