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자수 200명 상회, 대체인력 태부족…보건복지분야 위기 방치 말아야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기초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사람도, 조직도, 정책도 모두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기초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모든 이들이 걱정하고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보건복지분야의 기초는 일선에서 피땀흘리는 종사자들만이 아니다.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부처, 즉 보건복지부 또한 보건복지분야의 한 축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보건복지분야의 기초는 이미 여러 지점에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나마 점점 열악해지는 의료환경과 사회복지분야 종사자들의 안타까운 희생들은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다. 문제는 복지부 내 직원들이다.

복지부는 이미 몇 년 전 육아 휴직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정부부처로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근무자 수는 정원에 한참 못미친다. 남은 일들은 남아있는 직원들 몫이다.

직원 한 명당 업무량이 적은 것도 아니다. 복지부 직원 1인당 집행 예산액은 전부처 통틀어 1위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7개 과를 직간접적으로 관장하는, 전부처에서 가장 많은 과 업무를 보고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복지부 업무 중 가장 어려운 업무가 ‘예산 집행’이 아니라 직역간 협의 및 갈등 해소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복지부 직원은 직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일에 치여 살고’ 있다.

과중된 업무가 지속되면 안간힘을 쓰고 버티던 직원들이 하나 둘 업무에 대한 집중력을 잃고 업무를 외면하거나 미루게 된다. 이미 복지부 직원들 사이에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수많은 업무로 인해 결국 텐션이 끊어진 분위기’라는 한탄이 심심찮게 나온다. 너도 나도 힘든 상황에서 발생하는, 상사와 직원간의 갈등이 폭발하는 케이스도 많아지고 있다.

정책 파트가 무너지면 건설적인 미래 또한 공염불이 된다. 자기 자신의 처지가 오늘 내일 하는데 국가의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복지부 직원들의 위기는 곧 보건복지분야의 위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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