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생존율 낮은 심부전, ‘국가 관리 체계’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고 불리는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심방세동 등 다양한 심혈관계 만성 질환으로 인해 유발된다.

심부전은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보다 생존율이 낮고, 반복되는 입원과 응급실 방문으로 단일 심장 질환중 의료비가 가장 많이 소요되는 질환이다.

또한 국내 유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어 2040년에는 지금보다 심부전환자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환자들의 심부전 심각성에 대한 인식 은매우 낮은 실정이다.

말기 환자 1년내 사망률 50%이상 …심부전 관리 체계 마련을 위해 출범

국가 보장 심부전 관리 체계 구축이 목표…정부 교류 강화

대한심부전학회는 급증하는 국내 심부전 유병률에 적절히 대응하고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인식 향상과 이를 위한 실질적 정책 마련을 위해 2018년 3월 출범했다.

지난 2003년 대한 심장학회 산하 심부전연구회로 시작해 지난 15년 동안 심부전의 학술적인 발전뿐아니라 표준치료지침 개발과 의료진 교육 등의 성과를 이뤄왔으며, 학회로 정식 출범이후에는 심부전 대국민인식 제고, 심부전의 제도적 관리 사업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급성/만성심부전 진료 지침 제정 및 업데이트 ▲심부전등록사업(2006~) ▲심부전 인지도 개선 캠페인(심부전 바로 알기 주간) ▲춘•추계학술대회 개최 등이 있다.

심부전학회가 모태인 심부전 연구회때부터 가장 주력 활동 중 하나는 ‘심부전등록사업’이다.

이사업은 국내 연령 및 지역별 심부전 현황 파악을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올해 전국 50개기관, 2만명을 목표로 3차 등록 사업을 진행중에 있어 심부전 치료 변화 등 국내 현황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원의 및 간호사 대상 연수 강좌를 마련하는 등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심부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심부전 교육 동영상과 심부전 환자를 위한 가이드북을 제작 심부전 바로 알기 주간’(3월 마지막주)에 전국 28개 의료기관에서 시민강좌 개최 등 심부전학회는 ‘심부전 정복으로 국민건강과 행복에 기여 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CHFA-KSHF 업무협약 사진

심부전은 단일 심장 질환 중 가장 높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는 질환이며, 환자의 삶의 질 또한 저하 시킨다. 말기 심부전환자의 1년내 사망률은 50% 이상에 이르고, 인공심장이나 심장이식 등 고비용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학회는 정책적 관리와 대응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심부전학회는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Ⅰ.심부전 관리를 위한 지원강화 Ⅱ.심부전 등록 사업의 지원 Ⅲ.질환규명과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 Ⅳ.4대 중증질환-심혈관 질환내 심부전 우선 순위 향상 Ⅴ.'심부전 관리 선도센터'의 거점 운영이라는 총 5가지 정책적 대책 마련을 목표로 정부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대한심부전학회 최동주 회장 미니인터뷰

"심부전이 암보다 심각한 질병이라는 의료진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환자들의 인식이 필요합니다."

대한심부전학회 최동주 회장<사진>은 “우리나라 심부전 발병률이 2%라면 10년 전은 1%로 2배가 되는데 10년이 걸린 셈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4배가 되는 등 빠른 속도로 심부전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학술 연구와 더불어 국민들에게 심부전을 인식하게 하고 이에 대한 보건관계자들이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3월 심부전학회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동주 회장은 “정부를 비롯해 개원가 등 의료진들도 아직 심부전의 심각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진단이 이뤄지려면 의료진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병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만큼 심부전학회는 크게 정부, 대국민, 대의료진의 3가지 방향으로 질환에 대한 홍보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주 회장은 “심부전등록사업, 해외 학회 MOU 체결을 통한 교류, 심부전 백서 발간 등 학회가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특히 아시아에는 심부전 학회지 영문판이 없는만큼 학회지를 세계적인 잡지로 만들고 백서를 통해 심부전 현황에 대한 지표를 매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부전이 국가적 문제인 이유는 바로 이렇게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오는 의료비이다. 반복되는 입원과 응급실 방문 등으로 단일 심장질환 중 가장 많은 의료비가 지출된다. 실제로 심부전 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입원하고, 환자 1인의 1년 진료비는 600만원에 달한다.

또한 심부전을 순수하게 연구하는 의료진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분당서울대병원 2명, 세브란스 2-3명, 삼성도 2명, 아산도 2명이며 없는 병원도 많다.

심부전 암보다 심각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중요
조기 진단통해 질병 발전 방지해야…NOAC 등 진료지침 업데이트

최동주 회장은 “심부전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심부전 표지자 검사를 지원하는 것은 심부전 예방을 위한 엄청난 전략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검사비용이 비싸다. 보험이 되긴 하지만 한번 정도로 횟수가 제한되어 있는 만큼 이러한 조건들을 완화해준다면 초기에 심부전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동주 회장은 “심부전 진료 지침이 있는 나라는 많지 않은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료지침을 만든 것은 2~3년 전으로, 매우 앞선 행보였다고 볼 수 있다”며 “심부전은 매우 빨리 변화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매년 개정하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도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된 약물 치료와 바이오마커, 심실보조장치 등에 대한 업데이트가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올해는 심방세동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와파린 보다 NOAC을 우선 권고하는 등 항응고제 부분에서 업데이트가 있었다”며 “추가적인 혈전의 위험인자들이 없는 경우에도 NOAC 치료를 고려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NOAC은 이미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온데 따른 것이다.

최동주 회장은 “심부전은 암보다 무서운 병이다. 70세 이상의 환자들이 대부분이어서, 고령 환자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치료나 처치가 많지 않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심부전을 두려워하는 것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심부전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인식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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