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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전문의약품 선제적 사용 나선다’사용금지 법안 입법불비 상태에서 임원부터 우선 사용, 저변 확대 추진
한의계 내 일부 '무리수' 지적에 한의사 역량강화 차원 일축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한의협이 현재 입법불비 상태의 전문의약품 사용에 대해 포터블 엑스레이 사용과 같이 희망하는 한의사의 선제적 사용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혀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전문의약품 사용 선언 기자회견 당시 최혁용 한의협 회장

앞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리도카인 약침투여로 환자를 사망하게 한 한의사에게 악품을 공급한 H제약회사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 이 같은 검찰의 결정은 한약과 한약제제 이외에도 통증 감소를 위한 리도카인 등 전문의약품을 한방의료행위에 사용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 한바 있다.  

한의협이 사용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전문의약품의 종류는 ▲천연물신약 기반 전문의약품 ▲한방의료행위를 위해 보조적으로 쓰이는 전문의약품 ▲아나필락시스쇼크 등 응급상황을 대비한 응급 전문의약품 등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의협을 규탄하는 한편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의협과 마취통증의학회는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한의사를 적극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계뿐만 아니라 의사 출신 법조인들 역시 의문을 표시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해당 제약사가 전문의약품을 납품·판매한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지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리도카인 투여 자체가 현대의학 의료행위다. 투여하는 것 자체를 현대의학의 약리학적 기전에 따라 쓰는 것이며, 그 자체로 의료행위”라면서 “한방의료행위의 보조적 수단으로 리도카인 사용이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의협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시 제한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최문석 한의협 부회장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이 비록 제약회사의 전문의약품 판매 처벌 불기소 결정문이기는 하나 검찰의 인용부분에 ‘약사법에 한의사가 한약이나 한약제제가 아닌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치료용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명시적인 금지규정이 없다’는 것을 볼 때 한의사들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한의사 전문의약품 사용 금지규정이 ‘입법불비’인 상황에서, 통증 완화를 위한 한방치료의 보조적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믿고 판례들을 만들도록 선제적 사용을 해나가겠다는 게 최 부회장의 설명이다. 최문석 부회장은 “이후 의협 등이 문제제기를 통해 소장을 제출할 경우 법원의 판결을 받아보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제적 사용’ 전략은 한의협의 저선량 엑스레이 사용 선언과 유사하다. 지난 5월 한의협은 엑스레이 선도 사용을 선언하고 안전관리책임자에서 한의사가 누락된 엑스레이 대신 안전관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10mA/분  이하의 포터블 엑스레이 선도적 사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의협은 참여를 희망하는 한의사들부터 선도적 사용을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10mA/분 이하 엑스레이 사용과 관련해서 2011년 판례에서 대법원은 포터블 엑스레이의 안전관리자 의무 면제가 이미 선임의무가 부과된 의료기관을 전제로 했다며, 한의사가 포터블 엑스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최문석 부회장은 “한의사 의료기기 5종 허가의 경우 위해성이 없고 자격이 검증된 사람이 쓸 수 있다는 판결이 엑스레이 판례 이후에 헌재로부터 나왔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의협은 다시 포터블 엑스레이를 쓸 수 있다는 판단하에 선제적 사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의약품 사용에 관해서도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금지하는 판례가 있긴 하나 통증 완화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한의협 판단 하에 선도 사용 시 동반될 불가피한 법적 다툼까지도 각오하고 있다는 게 한의협의 현재 입장이다.

◆임원들부터 선도사용 논의 중…전문의약품 사용 '미래 분업 대비 출구 전략 아냐'  

한의계 일부에는 한의협 중앙회가 무리수를 뒀다는 반응과 함께 대법원이나 헌재판결이 아닌 불기소 처분만으로 사용선언에 나서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최문석 부회장은 “수구적인 자세로 갈 필요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문의약품 사용부터 임원들이 선도적으로 참여·실시하는 것을 한의협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혁용 회장 해임안을 담은 전회원 투표 요구서가 제출되는 등 한의협 내부의 반발의 시선을 돌리려고 한다는 지적과, 향후 미래에 한의약분업이 실시될 경우의 한의사 의약품 사용의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 최문석 부회장은 “시기적으로 미묘한 부분은 있으나 회원들의 눈을 돌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집행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계획을 준비하던 중 이슈가 터지자 이슈화를 시도한 것”이라면서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미래 실시될 지 모르는 분업에 대한 출구마련 의혹에 대해서는 “이번 선언은 한의사의 역할 영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 미래 분업 가능성에 대한 출구 마련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분업논의는 현재 노인 정액본인부담 등의 문제에 가로막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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