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균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부민병원그룹 경영이사

- 이용균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 부민병원그룹 경영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 최근 국내 대다수 병원수를 차지하는 중소병원 회계기준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에서 의원 개정안으로 100병상 이상 병원에 대해서 회계기준을 적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기관 회계기준 적용은 종합병원만을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회계기준이 적용되는 병원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2018년도 기준 3924개)의 8.9%에 불과하다.

금번 개정안 발의는 병원급 의료기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병원의 경영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체 병원수의 90%에 해당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정보에 대한 회계 투명성 강화, 수가정책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통일된 회계기준 적용은 불가피하다는 게 금번 국회와 정부 주장이다. 이 밖에 병원급 의료기관의 수익구조 분석 필요성과 수가 산정의 불합리성에 대한 국회예산처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

따라서 병원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원가에 미달하는 수가 개선을 위해서 병원의 정확한 원가 산정과 수익자료을 분석 목적으로 회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서 대응논리를 수립하기는 만만치 않다. 현행 의료법(제62조 제2항)과 의료기관 회계기준 규칙(제2조)에 의하면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의료기관 회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의료기관 설립자가 개인 혹은 법인에 상관없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은 의무 적용된다. 해당 의료기관은 회계기준 규칙에 따라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기본금변동계산서 △현금흐름표 등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다만, 병원의 설립자가 개인인 종합병원은 소득세법을 따르고, 법인인 종합병원은 적용 세법은 법인세법을 따른다. 하지만, 병원급이면 100병상 이상이라도 회계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금년 하반기에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회계기준 적용이 의무화 되면 병원급 의료기관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에서의 반응은 다음과 같은 경영 현실적 측면에서 회계기준 적용에 부정적이다.

첫째, 병원급에 회계기준까지 의무화할 경우 이중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이 저수가, 최저임금 인상, 간호등급제 등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회계업무가 부담된다는 주장이다.

둘째, 현재 병원의 경영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청구, 국세청 세금신고 등으로 파악 가능한 상황으로 회계기준 적용까지 의무화할 경우 이중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셋째, 병원도 일종의 사적기업(private sector)인데 회계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정부가 제시한 회계 투명성은 명분일 뿐 병원수익이 얼마나 남는지 파악해 저수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게 목적이라는 ‘불신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회계전문가 그룹에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회계기준 적용은 ‘동일한 기준으로 동일하게 재무정보를 생산’ 해야 한다는 원칙론적 입장에서 찬성하고 있다. 병원의 ‘회계 투명성 제고와 대외신뢰도 제고’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이다. 이 밖에 정부와 국회에서도 미국, 일본, 독일 등 대다수 선진국들이 ‘병원의 회계자료 제출을 의무화해 병원의 회계 투명성’ 제고하고 있는 사례로 들면서 국내 병원에 회계기준 적용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국회와 올 하반기에 개정안의 통과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병원 입장에서는 실사구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 병원에서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경영업무와 관련한 인력증가, 전산시스템 전면개편 등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된다. 따라서 입법화 과정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은 비용부담금 추계 및 단계적인 적용 등 합리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중소병원의 회계기준 적용 시회계적으로 고려될 입법 및 정책요소들을 개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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