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9,000명 이상 심폐소생술 교육…지역사회 건강 책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심폐소생술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 치료법이다. 골든타임을 넘는 4∼5분만 혈액공급이 중단돼도 뇌가 심각하게 손상돼, 생존하더라도 후유증으로 사회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심장기능 뿐만 아니라 뇌기능 회복에 결정적인 도움을 줘 생존 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상도)은 심폐소생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미약하던 2003년부터 지역사회 고등학생과 대학생, 병동 환자 보호자 교육 등을 시작으로 중요성을 알려왔으며, 2018년 한 해에만 1,300명 등 지금까지 17년간 9,000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현재는 심폐소생술 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교육 범위를 넓혀 송파구에 위치한 학교 교직원, 송파구민, 지역사회 복지관 이용자와 직원, 병원 부지를 오가는 협력업체 직원과 자원봉사자 및 직원 가족 등 일반인 대상 교육을 연 50차례 가까이 시행하고 있다.

지난 17년간 지역사회 주민과 고등학생 및 대학생, 직장인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 시뮬레이션센터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비의료인은 7,700명 이상으로,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웃과 가족의 심정지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외부병원 간호사 및 개원의 등 의료인 1,300명은 전문가 교육을 받는 등 지금까지 총 9,000여명이 맞춤형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까지 심폐소생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약했고, 미국심장학회의 교육 가이드라인밖에 없었다. 교육범위 역시 의료인에 한정된 경우가 많았지만 2006년에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심폐소생협회의 교육 가이드라인이 제정돼 본격적인 일반인 교육이 시작됐으며, 현재는 2015년 개정된 내용을 따르고 있다.

김재중 서울아산병원 교육부원장(심장내과 교수)은 “급성심정지 환자를 목격하면 주저 없이 4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어야 환자의 생명을 살릴 뿐만 아니라 뇌기능을 회복해 사회로 복귀하도록 도울 수 있지만, 내 가족과 이웃에게 급성심정지가 발생해도 평소 꾸준히 교육받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의 가정과 병원 주변에서 생길 수 있는 심정지 상황에 대비하고 심폐소생술이 실제상황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직군과 연령대를 위해 맞춤형 교육을 이어가는 게 우리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서울아산병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미국심장협회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지정한 ‘기본심폐소생술 공식훈련기관(Basic Life Support Training Site)’으로 대한심폐소생협회의 교육과정 외에도 미국심장협회 교육과정 등 일반인과 전문 의료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개원 3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지역사회 심폐소생술 교육, 복지관 이용 어르신 및 직원 등 심폐소생술 교육 등이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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