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 높아 시장 장악력 강화
제약 관계·의약품 공급에 어려움 겪어…시장 어려워질수록 대형업체에게 유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의약품유통 시장이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보훈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에서 중소업체인 카카오팜이 자금력과 제약사 협상력에서 한계를 느끼면서 의약품 납품을 포기했다.

결국 재입찰이 진행돼 엠제이팜, 부림약품 등 대형업체들이 카카오팜보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사 계약 등 의약품 납품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체들은 손해는 보지만 입찰 시장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낙찰을 시켰고 정상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속에 대형업체의 능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지오영의 여수 삼일약품 인수과정에도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장악력이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풀이이다. 중소업체인 삼일약품이 의약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형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구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 양사 계약의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다국적제약사를 비롯해 대형 제약사들은 의약품유통업체 거래를 선별적으로 선택해서 거래를 하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제약사 직거래보다는 도도매를 통해 의약품을 구매하게 된다.

특히 제약사들이 100% 담보를 요구하면서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들은 대형업체에 비해 제약사 직거래가 힘들고, 의약품 구매력이 약화되기 마련이다.

지오영 조선혜 회장은 최근 삼일약품 인수배경을 설명하며 “이번 삼일약품 인수는 의약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의약품유통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소업체들과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대형업체 10곳이 매출기준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대형 유통사들이 제약, 약국, 병의원 등에서의 영향력도 키워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일본 의약품유통시장처럼 대형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의약품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시장이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향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후면 일본과 비슷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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