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 PA 해결 방안으로 전문간호사 제도 활성화 거론
간협과 복지부 연구 각각 발주…복지부 연구결과에 최종 의견 포함 시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PA(physician assistant)의 불법 의료행위에 관해 대학병원 두 곳이 병의협으로부터 고발된 가운데, 앞서 복지부가 PA문제의 해결방안으로 내세운 전문간호사 제도의 업무범위가 언제쯤 구체화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최근 PA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가 자행되는 대학병원 두 곳에 대한 현지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병의협에 따르면, 이번에 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요구한 병원들은 작년에 검찰에 고발한 병원들처럼 대학병원이자 대형병원들이며, PA 불법 의료행위의 내용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발된 두 곳 중 한 곳은 PA가 흉관을 제거하고 수술에 1차 보조의로 참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항암제 대리처방이나 PICC(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도 시술도 직접 진행했다. 또다른 병원에서는 전담간호사들이 중심정맥관 삽입과 소독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병의협은 “현지조사를 요구한 두 병원 이외에도 신고센터에 제보된 불법 PA 의료행위는 매우 다양하고,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 병원들도 광범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PA로 불리는 진료보조인력 문제의 지속은 여러 원인이 엉켜있다. 의료계 주요 관계자들은 전공의 특별법으로 인한 전공의 일손 부족부터 나아가서는 무너지는 의료전달체계로 인한 대형병원 환자쏠림현상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PA문제의 대안으로 전공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입원전담전문의의 활성화부터 의료전달체계의 개선까지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전문간호사 제도의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PA 대책을 묻는 질의에 "전문간호사 제도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의사-간호사 직무범위 조율 협의체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지난해 초 공포된 의료법 개정안에는 전문간호사의 제도마련 및 업무범위 규정 근거를 명시했다. 현재 전문간호사 분야는 13개로 보건, 마취, 정신, 가정, 감염관리, 산업, 응급, 노인, 중환자, 호스피스, 종양, 임상, 아동전문 분야이며, 일반 간호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한 교육기관(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야 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료법 개정안 통과에도 역할과 범위에 대한 규정 마련이 필요한 까닭에 복지부는 2년간 유예를 결정하고 2020년 3월까지 업무범위의 구체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최근 의료인 간 업무범위의 ‘회색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의료인 업무범위협의체에서는 논란이 된 PA와 업무범위 구체화가 필요한 전문간호사에 대한 논의가 누락되어 있다. PA라는 영역자체가 국내 의료체계에 없는 직역이라는 지적과 함께 의협과 대전협의 반대 및 양성화 우려에 따라 제외되었다. 전문간호사에 대해서는 병원간호사회와 대전협 등 직역 단체들 모두 전문간호사 13개 세부분야의 업무를 구체화 한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간호협회와 복지부는 각각 전문간호사 업무범위를 규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복지부의 연구 범위 구체화 연구결과 진행이 10월로 예고된 가운데, 지난해 5월 간협이 발주한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규정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간호계 일각에서는 이미 간협의 업무범위 연구 결과가 나왔으나 복지부와의 논의를 위해 비공개에 부쳐졌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이 부분은 복지부도 확인이 필요하다. 각자 연구를 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특정 주제에 대해 다양한 연구결과가 나올 시 불협화음 대한 우려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협과 현장간호사 등 각 협회의 의견을 포함한 전문간호사의 역할을 결정하며, 시차에 따라 뒤쪽에 나온 연구결과가 최근 의견들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나올 복지부 연구 결과에서 다양한 연구결과를 반영한 방안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복지부 연구는 막 시작한 탓에 시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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