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 공적 장기요양 지출 28.6% 수준에 불과
향후 65세 이상 노인진료비 10배 이상 증가 대비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속가능성과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재정 확충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5일 오후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노인장기요양보험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노인의료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장기요양재정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인사말에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2025년이면 노령인구가 20%를 넘어선다는 전망에서 알 수 있듯이 고령화 문제는 속도전”이라며 “저출산 고령화가 건보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 비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인가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올해로 11년째 되는 장기요양보험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건보재정 적자로 인한 국고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장기요양보험의 중요한 축인 치매국가책임제를 천명해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며 “기대수명은 83세인데 건강하지 못한 노년이 10년 이상 진행되는 데 대한 국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재은 교수.

주제 발표에서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인구 특성 변화와 장기요양보험 대응전략’을 주제로 장기요양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석 교수는 무엇보다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장기요양재정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요양 2차 발전계획대로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기하기 위해서는 장기요양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며 “장기요양시설 인력기준 및 시설기준 강화, 장기요양종사자 인건비 단가 및 근로조건 개선, 장기요양기관 관리운영비 현실화, 장기요양서비스 급여 수준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 교수에 의하면 장기요양보험 도입 이래 장기요양재정은 3.5배 증가했지만, 장기요양대상자도 3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한국 장기요양보험 비용규모는 2018년 기준 7조원 규모이며 노인돌봄바우처 예산규모는 4000억원 수준이다. 사회적돌봄 관련 사회적지출은 총 7.4조원이며 GDP 대비 0.4% 수준이다.

GDP 대비 0.4%는 OECD 평균이 GDP 대비 1.4%인 것과 비교하면 장기요양 및 노인돌봄바우처 지출만 고려할 때는 OECD 평균 공적 장기요양 지출의 28.6% 수준에 불과하며, 사회적돌봄 지출에 요양병원까지 합한 사회적지출 기준으로 비교해도 OECD 평균의 57.1% 수준이다.

또한 석 교수는 노인통합돌봄서비스 재정을 구성하는 출연금 구조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출연금 등으로 구성되는 커뮤니티케어 재량기금은 인구구성을 고려한 기본 배분금에 더해 지역별로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절약분을 반영한 성과 인센티브를 합한 구조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노인통합돌봄서비스 재정은 지자체 기존의 노인돌봄예산, 건강보험 출연금, 장기요양보험 출연금으로 구성되고,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출연금은 지역인구수, 노인인구수, 장애인인구수 등 특별한 인구집단을 고려한 기본산식에 따라 산정된다.

발표 도중 장기요양인력 역량 강화 및 안정적 지속가능성 제고도 제시됐다. 석 교수는 “현행 일자리 매치에 중점을 둔 서비스시간 비례 후불임금제로부터 재가서비스기관이 경영 부담을 안고 선고용계약 후 서비스제공업무할당 인력배치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재가서비스 돌봄 노동자의 안정적 고용보장으로 서비스 일자리 질을 높이고 서비스 인력에 의한 서비스 대상자 선별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재은 교수의 발표에 앞서 심포지엄의 첫 순서에서는 이윤환 아주대 의대 교수가 ‘우리나라 건강노화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 서두에서 이 교수는 고령화가 세계적인 현상이며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초기에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양 국가에서 고령화가 진행됐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며 “2030년이 되면 평균수명에서 우리나라가 여성의 경우 90.8세로 세계 1위가 되고 남성의 경우 84.1세로 역시 1위가 된다”고 밝혔다.

반면 합계출산율은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교수가 제시한 통계에 의하면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4.5명에서 2015년 1.05명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교수는 “OECD 회원국 출산율 변화를 보면 우리나라 출산율 저하속도가 가파르다”며 “인구가 지속가능한 레벨보다도 떨어지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에서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진료비 추계는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고 장기요양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생애 전반에 걸친 건강 관리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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