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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기관 개설자 대상 대면·직접조사 필수조건 아냐'서울행정법원, 현지조사 기피 의혹 한의사에 복지부 업무정지 처분 부당 판결
현두륜 변호사, "현지조사 시 강압적인 대면조사 및 직접조사 관행에 경종" 평가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요양기관 개설자에게 내린 복지부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 및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처분에 대해 법원이 해당 개설자의 현지조사 기피 의도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현지조사 시 요양기관 개설자에 대한 대면조사 또는 직접조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조사의 연기가 가능한데도 조사원들이 이를 강압적으로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B한의원을 개설 운영하는 한의사이고 한의원과 같은 건물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2016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두차례에 걸쳐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 등에 대해 현지조사에 착수했으나, 2017년 2월 17일 A씨가 현지조사를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해 현지조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 24일에 A씨가 현지조사를 기피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 98조 1항 2호에 근거해 1년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또한 복지부는 지난해 5월 9일 A씨가 구 의료급여법 제3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검사 또는 조사를 거부·기피했다는 처분사유로 의료급여법 제28조 제1항 제3호에 근거해 1년의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복지부 처분에 대해 A씨는 처분사유가 부당함을 주장했다. A씨는 복지부가 현지조사를 응했을 당시 본인이 건강이 좋지 않아 B한의원에 갈 상황이 아니어서 조사연기를 요청했으며, 현지조사원들이 A씨에게 구두, 자택 방문 등의 방법으로 현지조사의 개시를 통보한 후 직원의 협조를 받아 A씨에 컴퓨터에 접근해 일부 비용이 과다 청구된 사실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지조사원들이 A씨가 질병으로 인해 현지조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었고, A씨의 대리인 자격인 직원만으로 현지조사가 곤란하다고 판단했다면, 현지조사를 연기하고 재방문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고 부당하게 절차를 진행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아울러 전산프로그램 사용 과정에서 착오로 부당청구를 했기에 약 2000여만원의 금액을 자진 환수했다고 A씨는 밝혔다. 그는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위반행위의 동기, 목적, 정도 및 횟수 등 감경사유를 고려하지 않은 점을 보면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A씨가 기본적으로 현지조사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으며, 다만 직접조사에 응하기 어려운 건강상태로 인해 조사 연기를 요청했음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현지조사 시 요양기관 개설자에 대한 대면조사 또는 직접조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요양기관 개설자가 현장에 없다면 그 직원들에게 조사명령서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보험 현지조사 지침에도 요양기관 대표자의 질병 등으로 그 대리인만으로는 현지조사가 곤란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증거인멸, 자료의 위·변조 등에 대비하여 조사자료를 우선 징구한 후 조사의 연기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현지조사팀은 이러한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고가 현지조사를 거부하고 회피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리고 복지부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처분을 각각 취소했다.

한편 A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승의 현두륜 변호사는 오래 전부터 강압적인 현지조사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었으며, 이번 사건은 이러한 강압적인 현지조사에 대한 의료기관 대표자의 절차적 기본권이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건강보험 현지조사 시 의료기관 대표자에 대한 강압적인 대면조사 또는 직접조사 관행에 일종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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