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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법정 구속 규탄, 의사회 동참 열기 활활이비인후과·비뇨기과 릴레이 성명…“국내 분만환경과 전체 의료 환경, 파괴시킨 폭력적 판결”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산모의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한 산부인과 의사를 법정 구속한 사법부의 선고를 규탄한다”

사산아 유도분만 중 과다출혈로 산모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이유로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되자, 산부인과 의사회와 학회가 오는 20일 규탄 집회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타과 의사회들도 취지에 공감하는 릴레이 성명을 발표하며 동참 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끈다.

지난 태아의 자궁 내 사망사건과 관련 분만을 담당한 의사에게 8개월 금고형 선고를 규탄한 긴급 궐기대회 모습,

먼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분만 인프라를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의료현장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두려움과 절망감 속에 의료현장을 떠나게 만든 대구지방법원 제3형사부의 선고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대법원에서 이를 바로잡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질 출혈이 없는 태반과 자궁벽 사이에 피가 고이는 은폐형 태반조기박리에 의한 출혈은 경험 많은 숙련된 산부인과 의사도 진단과 처치가 어렵다는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이러한 전문가적인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신중하지 못한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불가항력적인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에 대하여 처벌을 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작금의 의료환경에서는 언제든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능력 있는 의사들이 불가항력적인 사고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외과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오래 전부터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분만실의 경우는 항상 부지불식간에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에 많은 분만 의료기관이 폐업을 하고 산부인과 의사들은 분만현장을 떠나고 있으며 젊은 의사들은 산부인과를 기피하게 됐다”며 “이러한 결과로 전국의 수십여 지역의 산모들이 가까운 지역 내 분만의료기관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의료계에는 2017년 4월 7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자궁내 태아사망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를 적용하여 금고 8월의 형 선고, 2018년 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구속 재판, 2018년 여름 성남의사 구속 등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로 전 의료계의 공분을 사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든 의사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진료행위에 임하며 환자에게 나쁜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으로 잘못된 결과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에 환자 및 가족들과 함께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의료진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이러한 의학의 불완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왜곡된 의료 환경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의사에게 민사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상 책임까지 지우는 사법부의 판단은 매우 잘못된 것”이고 “이는 이차 피해로 이어질 범인을 놓친 경찰, 잘못된 판단으로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를 준 법률가, 화재를 조기에 진압하지 못한 소방관 등의 경우와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자명한 일”이라며 산부인과 의사들과 뜻을 같이하며 행동할 것을 천명했다.

한편 대한비뇨기과의사회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의사를 범죄자로 예단하고 형사합의를 종용하며 의사의 인신을 구속한 이 판결은 의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불합리한 판결로 대한민국 분만환경과 전체 의료 환경을 파괴시키는 폭력적 판결”이라고 규정하며 산부인과 의사 법정 구속 사태 규탄 릴레이에 동참했다.

의사회는 “판결의 심각성은 산부인과 의사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예견과 진단이 힘들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은폐형 태반조기박리에 의한 과다출혈이라는 의학적 사안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을 한다면, 앞으로 산부인과 의사는 구속을 피하고 전과자가 되지 않기 위해 분만이라는 숭고하지만 위험한 행위를 중지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린다”고 주장했다.

또한 “평생토록 수천 명, 수만 명의 산모의분만을 담당하면서 단 한명의 산모나 태아가 사망한다고 담당의를 구속한다면 그 누구도 산부인과 의사가 되고자 하지 않을 것이며, 산부인과 의사들도 분만을 포기하고 분만실을 폐쇄하고 위험하지 않은 부인과 진료만 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회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희생과 봉사로 말미암아, 1년 365일, 24시간 분만실이 유지 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에서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대법원에서도 이런 잘못된 판결을 자행한다면, 그 모든 사회적 책임은 모두 법원과 국가에 있음을 분명히 하며, 2심 판결에 대해 대한 비뇨의학과의사회 회원 일동은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오인규 기자  529@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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