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병협-지병협' 독자 활동 성과 지지부진…분산된 목소리 조직력 약화 지적
정영호 중병협 회장, "역할 분담 시너지 기대-중소병원 특성별 활로 찾겠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우리나라 중소병원들은 의료인력 부족과 경영 악화로 도산 위기에 놓여 있지만 정작 정부 정책에선 의원급 의료기관과 대형병원 사이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병원계 일각에서는 중소병원을 대변하는 대한중소병원협회(중병협)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지병협)에 대한 불만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중병협의 경우 외형적으로 대응력이 약하고, 활동도 현저하게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병원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각종 규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색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병협의 미흡한 대응력에 대처하기 위해 1년 전 자생적으로 탄생한 지병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평가다.

즉 중병협과 지병협 모두 중소병원들이 최대 현안인 의료인력난이나 정부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등 각종 규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중소병원살리기TFT를 통해 중소병원의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소병원의 이익이라는 목적 아래 여러 단체와 위원회가 분산돼 움직이다 보니 오히려 조직력이 약해지고,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한 중소병원장은 “규모와 성격이 제각각인 중소병원을 위한 단체마다 역할 분담을 통한 조직력을 갖추면 좋겠지만 동일 현안을 가지고 분산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중병협-지병협 오히려 시너지…성과 미흡은 억측=하지만 중병협에서는 중소병원 현안 해결에 있어 지병협의 역할이 있고 이에 따라 시너지가 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소병원 관련 각종 규제와 법안 등 중소병원과 관련한 현안에 있어 지병협이 즉각 대응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주면 중병협이 정부와 협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정영호 중병협 회장(한림병원장)은 “각 단체마다 현안 해결에 방식이 다르다. 중병협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병협과 함께 중소병원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성과도 내고 있다”며 “오히려 다양한 목소리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강경한 목소리와 함께 협상력까지 뒷받침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병협 이상운 의장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성과가 전무하거나 미흡하다는 지적은 ‘억측’에 불과하다라는 입장이다. 지병협은 중소병원이 안고 있는 각종 의료현안 해결에 있어 다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상운 의장은 “최근 중소병원에 대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지병협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라며 “중병협과도 유기적으로 협조하면서 중소병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절대 분산돼 조직력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층 강화됐다고 봐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정영호 회장에 따르면 중소병원은 30병상에서 500병상까지 규모와 각 전문과목별까지 그 스펨트럼이 넓고 다양해 통일된 아젠다를 만들 수가 없어 그동안 의료정책에서 소외됐던 것이다.

이에 따라 중병협에서는 각 특성화된 병원 그룹마다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연구를 한국병원경영연구원에 의뢰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중병협은 통일된 정책 목표로 죽도 밥도 안됐던 과거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특성별 중소병원의 활로를 찾고, 의료전달체계의 핵심적인 부분을 중소병원이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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