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회서, 간호사의 노동력과 삶의 질에 대한 본질적 고민 요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인구구조변화로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하면서 간호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간호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서는 '인력'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우선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간호인력에 대한 수급구조 및 극심한 이직률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진행돼 왔지만 정작 중요한 간호사의 노동력과 삶의 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윤종필‧윤소하 의원은 13일 오전, 대한간호협회,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국회 도서관에서 ‘한국 간호사의 노동실태와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고형면 교수는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고형면 교수는 “간호인력 공급확대를 위해서 정부는 최근 간호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고 유휴간호사 교육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인력의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의료현장을 떠나는 간호인에 대한 고민이 진행돼야한다”고 밝혔다.

고 교수사 간호사 2만 28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업무만족도 항목에서 1년차 간호사에서 36.8%, 3년차 간호사에서 44.9%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해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체 80%에 달하는 간호사들이 열악한 근무조건을 이유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어 장기근속에 대한 기대를 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고 교수는 “간호사들은 현재 40%가 시간외 근무를 30분에서 60분까지 하고 있으며 심지어 2시간 이상의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인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문제는 이 중 43.7%%가 연장근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어 박탈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추가근무시간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노동력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고 교수는 “이렇게 지쳐서 그만두는 경험있는 간호사들의 빈자리를 신입간호사들이 채우고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통합적이지 못하고 분절되는 경험을 가진 간호사들에게 직업적인 자부심을 기대하고 희생하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간호사들의 임금수준이 이러한 노동강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서 1년차 간호사들의 11.4%가 2000만원 미만의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년차 간호사들도 연 30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비율이 11%정도로 나타났다.

고형면 교수는 “30대 미만의 간호사들이 주로 3교대 근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노동의 강도와 임금의 수준에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간호인력 중 노동강도가 심한 간호사들이 타 직종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 임금수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간호노동을 비롯한 의료기관 내의 노동이 이뤄지는 과정과 맥락에 대한 파악에 초점을 둔 후속연구들이 진행돼야한다”면서 “최근 제정된 보건의료지원법과 향후 관련법이 간호노동에 대한 올바른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간호인력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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