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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국가검역의식을 배우다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빡빡한 일정 속 수많은 경험과 지혜, 즐거움이 가득한 여정이었지만 유달리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일행의 여정을 책임진 현지 가이드가 유달리 신경썼던 부분 중 하나는 다름 아닌 ‘건강’이었다. 러시아에서 여행객들이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차라리 뼈가 부러지거나 하면 병원에서 별 무리없이 치료하는데, 설사, 열, 피부 반점 등 병에 걸려 아픈 상태, 특히 감염성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난리납니다. 잘못하면 한국 못 갈 수도 있습니다.”

 그들, 즉 러시아 의료진이 가진 프로토콜은 원인 불상의 질환이 외국인에게 발견되면 무조건 격리 조치에 들어가고, 심한 경우 해당 외국인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단체 전부가 격리 조치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일정 내에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오죽하면 가이드가 ‘아파도 참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치료받으세요’라고 할까. 그의 말 속에서 러시아가 가진 강력한 검역통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러시아 국민들이 갖고 있는 강력한 검역의식은 자연스레 국내 방역시스템의 현주소를 떠올리게 한다.

 여러 사건들을 통해 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국민 대다수는 국가검역시스템에 그리 협조적이진 않다. 감염병 대응을 위해 귀찮고 번거로움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 당장의 불편함에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여행객들의 행태가 심심치않게 들려오곤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청취해 검역체계를 개편하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 당시 경험했던 국민의식을 넘어섰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당장 일선 검역관들은 강력한 통제력 없이 국가검역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무게감에 짓눌려있는 상황이다. 일선 검역관들이 보기에 러시아의 시스템은, 그래서 부러울 수밖에 없다.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하면서 느꼈던 또 다른 점은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은 곳이구나’라는 점이다. 여기에 ‘국가검역체계에 협조하는 국민의식 함양’까지 더해진다면 살기 좋은 대한민국에 한 층 더 가까이 가지 않을까 싶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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