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 거주 30세 이상 12만 4천여 명 건보공단 자료 분석 연구
초미세먼지 노출 농도 10㎍/㎥ 증가할 때 마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4.5% 증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초미세먼지가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사진 왼쪽)와 공공의료사업단 권오경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공공의료사업단 권오경 교수(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파견) 연구팀은 최근 대기오염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성을 분석해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지’ 3월호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시에 거주한 30세 이상 인구 12만 4천여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평균 7.9년 간 대기오염이 심방세동에 미치는 장단기 효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연구기간 동안 서울시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5.0㎍/㎥였고, 미세먼지(PM10) 농도는 49.1㎍/㎥로 확인됐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하면 3일 후 심방세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율이 4.5%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나 미세먼지,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오존 등은 심방세동 발생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심혈관계 질환은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질환의 위험도가 상승할 수 있지만 심방세동은 대기오염의 장기간 노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강시혁 교수는 “대기오염은 장기적으로 동맥경화성 질환을 유발하고 단기적으로 자율신경계 균형을 파괴할 수 있는데, 심방세동은 심장의 전기적인 심장박동이 저해되면서 발생하는 만큼 자율신경계 균형과 연관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이전부터 심방세동이 있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환자가 고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서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심방세동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권오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선행 연구들을 뒷받침 하는 결과”라며 “평소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초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심장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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