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이촌동 회관 재건축도 빠듯한데 오송까지 재정 압박 우려 여전
최대집 집행부 오는 28일 정총 안건으로 실효성 재평가 안건 올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현재 동부이촌동 의협회관 재건축과 별개로 추진 중인 제2회관 건립을 위한 오송부지 매입이 불투명하게 됐다.

현재까지 의협회관 재건축 기금은 목표인 100억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20억원 수준인데다 오송부지 매입까지 추가로 더해지면 재정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 조감도

이에 의협 최대집 집행부는 오는 28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제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오송부지 매입과 제2회관 건립에 대해 재평가하는 안건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의협 관계자는 “동부이촌동 회관도 재건축을 진행 중이고, 오송 부지 매입도 만만치 않게 재원이 투입돼야하는 상황”이라며 “보다 신중을 기해 결정하자는 의미에서 다시 한 번 논의하기 위해 안건을 올렸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투입되는 재정도 부담이지만 계약을 진행하면 2년 안에 건물도 지어야하는 등 어느 정도의 강제화가 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이다.

즉 명확한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대로 추진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을 기해 결정하자는 것이 의협 집행부의 주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오송 부지 매입은 대의원총회에서 의결 받은 사안이기 때문에 의협 집행부에서 정확한 실정을 보고하고, 다시 의결을 거칠 예정”이라며 “자금문제에 대해 해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심사숙고를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오송부지 매입과 제2의 의협회관 건립은 지난 2017년 4월 추무진 집행부 시절 안광무 대의원(충북도의사회)이 긴급동의안으로 “의협회관 재건축과 별개로 전국 의사 회원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오송부지를 매입하자”는 의견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 개발계획도

당시 안 대의원에 따르면 제2생명과학단지 내에 위치한 해당 지역은 오송역에서 10분 거리로 분양되는 땅이 특구로 지정돼 있어 매입하는 데 20억원도 들지 않는 것은 물론 지방세, 법인세 감면 등 행정적 지원도 뒤따른다.

이날 정총에서 대의원들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의협 집행부에 오송부지 매입에 대한 검토를 주문했고, 의협은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 소재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제2회관 건립을 오는 2020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지난해 1월 충청북도, 청주시와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 6600㎡ 부지 확보를 통해 2018∼2020년까지 3년에 걸쳐 의협 제2회관을 건립, 첨단의료 교육 및 연구 등으로 활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의협은 제2오송생명과학단지가 뛰어난 지리적 접근성과 식약처 등 보건의료 관련 부처가 있다는 점이나 인근 복지부를 비롯, 중앙부처가 자리잡고 있는 등 이점이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당시 의사회원들의 입장을 달랐다. 현재 의협 집행부의 우려대로 의협회관 재건축에 소요될 재정 마련을 위한 특별회비 등 의사 회원들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또다시 더 큰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한 것.

의료계 한 관계자는 “기억을 되새겨보면 오송부지 매입 건은 긴급동의안으로 올라와 신중한 논의 없이 급하게 의결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정총에서 장단점을 비교하는 등 보다 신중하게 제2회관에 대한 실효성을 평가했으면 한다”라고 피력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재정 압박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다. 자금이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생각 없이 의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회관 재건축, 오송 부지 매입 모두 취지는 공감하나 상황에 맞게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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