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상태에서 충남대병원에 생명나눔 실천…장애 가진 딸도 건강하게 살 수 있길 바라며 기증결심

故 정윤기 씨.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장애를 가진 첫 째 딸을 포함해 세명의 딸과 함께 살던 한 아버지의 아름다운 장기기증 사연이 화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근 충남대병원에서 故 정윤기 씨(49세)가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아름다운 생을 마감했다고 1일 밝혔다.

故 정윤기 씨는 지난달 28일 밤 10시경 퇴근하던 길에 사업장 앞에서 쓰러졌다.

이를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 119 응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신장(좌, 우)를 충남대병원에서 기증했다.

전라남도 무안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故 정윤기씨는 인테리어에 활용되는 유리를 가공하는 사업체를 운영해 왔으며, 24년 전 결혼해 슬하에 세 딸을 뒀다.

정 씨는 사회성도 좋고 평소 나눔과 봉사에 뜻이 있어 해외 기아 어린이를 돕는 후원 활동을 해온 바 있다.

그의 딸 중 첫째가 약간의 장애가 있어 장애 관련 봉사를 꾸준히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남편의 장기기증에 동의한 그의 아내는 “남편이 살아생전에 기증에 대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만약 나도 저런 상태가 되면 기증을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뇌사상태인 남편의 뜻을 존중해주고 싶었고 나도 또한 사회복지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생명이 위독한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잘 알기에 어렵지만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故 정윤기씨는 기본 심성이 착하고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았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남겨진 세 딸에게 자랑스런 아빠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며 우리 또한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故 정윤기 씨의 발인은 1일(오늘) 대전 정수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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