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관련 연구 통해 염증 유발 확인…피부 장벽 약한 환자 각별한 주의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미세먼지가 손상된 피부에 직접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피부 장벽이 약한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팀은 미세먼지가 장벽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진피층 안으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최근 실험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고 29일 전했다.
조소연 연구팀은 겨울철 서울 시내에서 입자 크기 10㎛ 이하의 미세먼지를 모아 진행한 실험실 및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가 사람 및 동물의 손상된 피부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우선 미세먼지를 배양된 인체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 처리했을 때 용량에 비례해 세포독성이 나타나 피부염증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종이 발생한 것이 관찰됐다.
또한 인체 각질형성세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세포 내 먼지 입자가 발견돼 미세먼지가 피부에 직접 침투했음을 확인한 연구팀이다.
아울러 체모를 제거한 실험쥐를 피부장벽이 정상인 그룹과 손상된 그룹으로 나눠 미세먼지에 노출한 결과에서는 두 그룹 모두 미세먼지 노출 후 피부 모낭 안에서 미세먼지가 관찰됐다.
특히 피부장벽이 손상된 경우에는 미세먼지가 각질형성세포를 통과해 표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실제로 확인됐으며 전자현미경 관찰 시 미세먼지 입자들이 피부 속으로 투과돼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의 영향을 살피고자 실험쥐의 피부에 미세먼지를 10회 바르고 조직을 관찰한 결과에서는 표피가 두꺼워지고 진피 깊은 곳까지 염증세포 침윤이 확인됐다.
반면, 항산화제를 피부에 도포했을 경우에는 염증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피부 질환 발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던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영향을 직접 확인한 최초의 연구이며 미세먼지가 손상된 피부의 진피 안으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의과학적으로 밝혀낸 의미가 있다는게 연구팀의 강조사항이다.
이와 관련 조소연 교수는 “피부 안으로 미세 먼지가 직접적으로 유입되고 이에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피부 장벽이 정상인 경우에도 모낭 안까지 미세먼지가 유입되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같은 때에는 매일 샤워를 해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며 “피부 장벽이 약해진 아토피피부염 환자, 당뇨 환자, 노인 등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2018년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