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접근성은 중상위 국가 평균보다 높으나, 정신질환자 지역사회기회는 평균보다 낮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우리나라의 정신건강통합지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중상위권이며, 치료접근성은 높으나 지역사회기회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최근 '정신건강동향' 3월호를 통해 정신건강통합지수에 따른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수준을 공개했다.

EIU가 평가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신건강통합지수

정신건강통합지수는 영국 리서치 회사인 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에서 지역사회통합에 기여하고자, 아시아·태평양 15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통합관련 4가지 분야(환경, 치료접근성, 기회, 거버넌스)를 평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신건강통합지수는 75.9점(5위)으로 대만(80.1점), 싱가포르(76.4점), 일본(67.4점), 홍콩(65.8점)과 함께 중상위권을 차지했다.

조사에 들어간 국가들을 점수 및 공통된 주요 특징별로 나눌 경우 총 4개의 그룹이 형성됐다. 뉴질랜드 및 호주가 속한 상위그룹은 ▲지역사회기반 정신보건서비스에 상당한 자원을 할애 ▲지역사회중심의 회복으로 전환하기 위한 장시간의 노력(법률, 구조, 재정, 수가시스템 등)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감소 노력 ▲비정부 비임상 이해당사자들이 정책입안과 관련 서비스제공에서 주요역할 수행 등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가 속한 중상위권 그룹의 경우 선진의료시스템 및 질적인 사회서비스 기술을 겸비했으나, 지역사회중심의 회복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비스 및 인력이 불충분하며, 정신질환 편견해소의 진전이 느리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또한 환자옹호그룹의 역할 미미하며, 높은 자살률 우려하여 정신보건정책 초점 필요한 것으로 함께 나타났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유럽지역의 정신보건지수와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으로 서구문화에서는 지역사회중심의 회복요인을 개별 환자의 존엄성과 의사로 여겨 옹호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면서 "반면 아시아문화에서는 회복에 대해 생의학적 증상제거와 치유를 주요하게 다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상위 그룹 소속인 우리나라의 정신건강통합지수를 4가지 분야별로 살펴보면,치료접근성이 83점으로 가장 높고, 환경 75점, 기회 72점, 거버넌스 72점에 달했다. 중상위권 국가들의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치료접근성은 평균치보다 높으나,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기회는 평균치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우리나라는 지역사회기반 서비스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기반 정신보건서비스 재원의 부족 ▲정신보건종사자 인력 부족 ▲장기입원치료 중심의 구조 ▲통합서비스를 위한 법적지원 및 부처 간 상호작용 필요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 인식 등이 문제로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보건 지역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장기적인 편견해소 노력이 필요하며, 정신장애당사자들의 개별치료-포괄적 정책까지 일련의 과정에서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