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용 회장, 이북지역 내 고려약재 재배 및 고려약 생산 협력 등 추진 사업 계획 밝혀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최혁용 한의협 회장이 한의학과 고려의학 간의 교류가 단순한 호혜적 협력을 넘어, 남북 서로의 보건의료시스템을 보완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적 협력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가 주관하는 남북보건의료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2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사진)은 남북 보건의료 체계 및 이와 관련된 남북 한의사-고려의학 간의 교류 예정사업에 관해 발표했다.

발제에 따르면, 남북 보건의료체계를 비교할 때 남측이 동일 의료서비스제공체계 내에서 별도의 교육과정을 통해 의·한 병존 체계로 발전하는 것과 달리, 북측의 경우 대중보건사업의 일환으로 동의학(고려의학)을 육성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동의학이 질병의 치료보다 예방에 유용하며, 종합적 치료효과를 발휘 하는 우월한 서비스로 북측에서는 규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1차의료가 아직 자리를 못잡는 남측과 달리 북측은 구역담당의사제 같은 예방의학과 일차의료가 경제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해 있는 편이라고 한다.

아울러 북한은 이 같은 고려의학의 현대화를 국가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 4차 방중 당시 유일하게 방문한 사업체로 북경 동인당을 방문하고 약품 생산시설을 시찰했다. 이는 고려의학의 현대화 및 산업화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중국 전통의약 관련 품질관리 노하우를 도입하고자 하는 의도였다는 것이 최혁용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최혁용 회장은 “북한은 한의약(고려의약)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고 90년대 이후 양의약 공급체계가 무너지며 민간요법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 고려의학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현재 북한은 고려약을 중국,동남아에 수출했으나 납,수은 등은 허용기준치를 초과해 제품 판매가 금지됐다는 것이다.

최혁용 회장은 “질 좋은 약재를 쓰고도 국제 의약품(CGMP)등의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GMP기준을 갖추고 유지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나 자본 문제로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남북 간 각각의 의료 한계를 최혁용 회장은 한의학-고려의학 교류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혁용 회장은 “남북 간의 한의학-고려의학 교류는 단순한 호혜적 협력을 넘어 경제적 협력관계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의 향후 남북통일 대비 추진 예정 사업을 살펴보면, 먼저 이북지역 내 고려약제 재배 및 고려약 생산 협력이 있다.

최혁용 회장은 “이북 지역 내 고려약재 재배 및 고려약 생산 공장 설립을통해 북쪽이 가진 양질의 토양과 청정국가 및 도지약재의 이미지와 남쪽의 스마트농법, GAP 기술이 결합해 이력추적 가능한 고품질 약재 재배가 가능하다”며 “다양한 제형 및 주사제,성분추출을 포함한 고려약 생산 공장 설립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한의협의 세부적 추진 방안으로는 GAP,hGMP,kGMP,cGMP 등 국가규격과 인증 기준을 정비하고 허가업무를 사전에 준비하며, 규격품 고려약재 생산을 위한 ‘고려약제 제조업소’ 시설을 구축한다. 또한 약용작물 재배를 위한 ‘GAP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다른 예정사업으로는 남북 전통의학 의료인력 교육프로그램 개발 협력이 있다.

최혁용 회장은 “남북 전통의학 의료인력 교육프로그램 개발사업을 공동 추진함으로써 의료 인력의 전통의학 교육 및 진료 표준화와 이에 대한 상호교류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세부 추진방안으로 남북 의학 교육과정(학제 및 교육 현황 조사 등)비교 및 동등화 연구, 남북 의학간의 특화된 전문 영역(남-약침 및 추나요법/북-1차의료의 80%를 고려의학에 의존)에 대한 상호 교육 및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밖의 추진 예정 사업으로 △일회용 침 공장 건립 관련 협력 △남북 의약품 상호 교류를 통한 보건증진 협력 △보건의료 증진을 위한 남북 우리의학 협력 △남북 전통의학 협력센터 건립 및 공동연구 등을 한의협은 함께 밝혔다.

최혁용 회장은 “고려의학과 한의학 간의 남북 보건의료 교류로 한의학의 발전과 고품질 약재라는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며 "또한 1차의료의 부재와 의학 이원화 교육 제도로 인한 다학제적 협력의 미비, 만성병 관리 및 예방 분야의 약점 등 남측의 보건의료시스템이 가진 문제까지도 해결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