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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은 왜 무너졌나?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 4차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기술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합쳐지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되고 있다.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합해지고 피지컬과 사이버가 결합되는 하이브리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기술들의 융합과 집합을 뜻하는 컨버전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이버전스가 일어나고 있다. 전 산업적으로 250년 전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된 거대한 혁신의 물결을 이제는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신산업인 바이오헬스산업과 신약개발에도 제6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바이오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요구에 따라서 혁신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신기술의 등장과 시장의 요구, 제도의 변혁이 발 맞춰서 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제약기업, 바이오기업, 벤처 스타트업이 혁신 신약개발을 통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이상 산업을 글로벌 표준으로 판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약에 대한 가치를 수치화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오로지 신약 개발을 통해서 글로벌 의약품과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해묵은 우리나라 신약개발에 대한 용어의 정의 문제마저 관련법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 글로벌 인허가 진입장벽의 큰 문제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왜 바벨탑은 무너졌나를 상기해야 한다. 예부터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는 정치와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언어혼란과 신뢰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언어의 혼란이란 개인과 사회와 국가 상호간에 발생하는 불화와 대립과 갈등을 의미한다.

언어 혼란의 역사는 그 의미와 성격은 다르지만 오랜 기록과 주변 국가들을 돌아보면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성경 창세기 11장에 보면 바벨탑 사건이 있다. …전략…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 고로 그들이 성 쌓기를 그쳤더라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이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후략…

인도에서는 공용어로 영어와 힌두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수십 가지 언어가 함께 공존함으로 인해서 사소한 분쟁을 대화로 해결할 수 있었던 일들이 심각한 유혈충돌 사태로 확산되고 국가가 분단되었다.

그렇다면 언어의 혼란, 용어의 혼재가 국가와 사회인류학적인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인지 반문해 본다. 범위를 축소해서 신약개발 분야를 살펴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용어의 혼재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고 일관성 있는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정책 수립과 추진의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개발 정의는?= 바이오헬스산업의 꽃이라는 글로벌 신약개발에 대한 용어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신약개발 관계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국산신약이 신약인지, 국내 도입된 신약이 신약인지, 신규성이 검증된 물질특허를 가진 의약품이 신약인지. 개량된 의약품이 신약인지, 합성의약품이 바이오의약품으로 잘못 분류되고 있는지, 천연물신약의 정의가 인허가 과정에서 고려되고 있는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국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정의된 신약의 정의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지 자못 궁금하기까지 하다.

아울러 용어의 혼재 못지않게 요즈음 여러 기관에서 쏟아 내고 있는 우리나라 신약개발 현황통계 역시 우리나라 신약개발을 방해하는 걸립돌이 되고 있지 않나 걱정스럽다. 연구개발단계별, 연구분야별로 기본 잣대가 틀리니 마치 특정 분야의 파이프라인이 많은 분야를 국가가 지원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은 실패 시 비용, 승인 후 발생되는 추가 연구비용, 투자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모두 포함시키는 것인데 이러한 신약개발 통계의 혼재로 인해서 생기는 오류가 미충족의료수요의 신약개발에 대한 정책지원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아무쪼록 우리나라 신성장 산업인 바이오헬스산업의 신약개발을 제대로 컨트롤 지원할 수 있는 국가과학기술혁신법의 제정이 조속히 이뤄짐으로써 용어의 혼재를 바로 잡고 통계의 오류를 최소화하여 국가예산이 누수 되는 일이 없이 학연의 기초원천연구와 의료계의 임상시험 그리고 기업의 신약개발에 투입되기를 소망한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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