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첫 시행…세브란스병원 전체 간이식 수술 중 약 10%에 해당되는 사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100예를 7년 만에 달성해 화제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소장 김순일)가 최근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100예를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2012년 1월 첫 시행 후 지난해 12월 28일 100번째 환자에 이르기까지 약 7년 여 만에 이뤄낸 성과다.

특히 지난 2018년 말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시행한 1063건의 간이식 수술 중 약 10%에 해당되는 수치로, 2012년 9예 시행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한 해 시행된 100건의 간이식 수술 중에서는 20%가 넘는 22건을 기록했다.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공여자의 간을 그대로 이식하면 급성 거부 반응이 발생해 애써 이식한 간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을 위해서는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투여로 항체를 제거해 거부 반응을 억제하는 고난이도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 100례 환자와 의료진

세브란스병원은 이를 위해 이식외과, 진단검사의학과,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등 관련 의료진들이 협진과 회의를 통해 긴밀히 협력해 이번 100예를 이뤄냈다.

혈액형부적합 간이식 100번째 환자인 주정숙 씨(55세, 여)가 성공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같은 협업의 결과라는게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이다.

주씨는 간암을 진단받은 데다 간 기능이 좋지 않아 이식 수술을 결심하게 됐고 O형인 주씨는 A형이었던 자녀의 공여로 입원 후 약 열흘 만에 간이식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은 주씨의 사례와 같이 이식 가능한 수혜자와 공여자의 폭을 크게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 비해 기증자는 부족해 이전에는 혈액형이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환자들이 수차례 고비를 넘겨야 했다”며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이 활성화되면서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은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투여로도 혈액형 부적합 항체가 잘 반응하지 않아 거부 반응을 막기 어려운 환자에 대해서는 비장 적출술을 병행하며 성공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행해 왔다.

이는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항체를 생성하는 ‘비장’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세브란스병원은 그간 진행성 간암 환자에 대한 간이식 수술, 간질환에 따라 주변 장기까지 나빠진 환자들을 위한 다장기 이식 수술을 비롯해 로봇수술 술기(術技)를 이용한 간 공여자 간절제술 등 쉽지 않은 도전을 이어 오며 1000예가 넘는 간이식 수술을 시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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