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이명진 원장의 의사바라기
좋은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경험과 생각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 의사평론가

[의학신문·일간보사] 우리 모두는 모든 사람이 ‘좋은(good)’ 의사를 만나야 한다고 믿는다. 환자는 ‘나쁜(bad)’ 의사이거나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의사라고 판단되면 그런 의사를 선택하지 않는다.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장치가 의료규제(Medical regulation)다. 의료교육제도와 면허, 전문의 자격증, 인증제도 등의 의료규제를 통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의사를 선택한다. 혹 의사가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의료규제 장치가 자신들을 대신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확실히 보호해주고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환자와 가족에게 좋은 의사란 그들이 자연스럽게 신뢰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들은 ‘선함(goodness)’을 가진 사람들이다. 진정성, 안정성, 최신 의료지식, 진료술기 그리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의사들이다.

좋은 의사란 ‘숙련된 전문직’ 의미

좋은 의사란 비록 그들이 한계를 알고 있지만 임상적으로 숙련된 전문직을 의미한다. 진실하고,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며, 자신을 환자를 위해 내놓고, 친절하며 공손하다. 이해심과 사려가 깊고, 환자를 존중하면서도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러한 특성은 중요하다. 환자는 자신의 담당 의사의 충고나 결정이 질병의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피커 연구소(Picker Institute)는 유럽의 8개국(체코, 덴마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 스위스, 영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을 통해 환자와 그 가족이 중환자실 의사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알아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료적 술기와 경험이었으며, 특히 임상지식과 의사결정에서의 단호함 그리고 위기에 침착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보를 교환하는 능력이나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 그리고 불안해하는 환자와 가족을 섬세하게 대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반진료에서도 의사가 보여주는 △인간다움(humaneness)이 86%를 차지하였으며, △역량/정확도(competence/ accuracy) 64% △의사결정에 환자 참여 63% 그리고 △치료를 위한 시간 할애가 60%를 차지했다.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 이루어진 환자 연구에서는 의사의 일곱가지 이상적인 행동에 대하여 알아냈다. 이 조사에 참여한 환자들에 따르면 좋은 의사란 자신감 있고, 공감할 줄 알고, 인간적이고, 개인적으로 다가가고, 솔직담백하면서, 존중하고, 철두철미한 의사라고 했다.

일곱 가지 행동에 더하여 오늘날 국민들이 의사에게 원하는 것은 진료와 의사결정에서 자신들이 좀 더 포함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환자들이 좋은 의사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다른 나라와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대한민국에서 환자들이 바라는 좋은 의사(Good doctor)가 되기 위한 요소는 크게 3가지다. 환자에게 친절하고, 실력 있고, 윤리적으로 인정받는 의사다.

첫째, 친절한 의사다. 친절은 남을 배려하는 행위다. 대인관계에서 제일 중요시 되는 것이 친절한 행동이다. 먼저 환자를 진료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이 중요하다. 진료실에서 아파서 찾아온 환자들을 환한 미소와 웃음 띤 얼굴로 맞아 줄 때 환자는 마음이 열리게 된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증상을 잘 들어주는 의사가 친절한 의사다.

대개 먼저 호소하는 증상이 환자가 제일 불편해 하는 증상이다. 환자와의 대화 시에는 작은 공감의 말이나 동작을 통해 환자의 아픔과 마음의 괴로움을 알아주는 의사가 친절한 의사다. 한 마디로 환자를 배려하는 의사, 매너와 에티켓이 좋은 의사가 좋은 의사이다. 에티켓을 지키더라도 매너가 좋지 않으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 쉬운 예로 청진을 할 때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보호자나 진료보조 인원을 배치하는 것은 에티켓이다. 이때 차가운 청진기를 살짝 데워서 환자가 불쾌하지 않게 피부에 갖다 대는 행위는 매너이다. 에티켓과 매너가 함께 어우러져야 환자를 배려하는 좋은 의사다. 환자에게 검사결과를 설명을 할 때도 “정상입니다. 좋습니다.” 라는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알려주며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둘째, 실력 있는 의사다. 실력은 공부하지 않으면 쌓을 수 없다. 평생 전문직업성 개발(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을 통해 잊어버린 의학지식을 다시 되새기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여 환자진료에 도움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새로운 의학 술기를 익혀 진료에 먼저 적용하여 환자의 편의와 회복에 도움을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치료에 불합리한 심사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고쳐가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과학적인 의학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하여 심사기관에 이의를 제기하는 의지와 행동할 줄 아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친절·실력 갖춘 윤리적 의사 선호

셋째, 윤리적인 의사가 좋은 의사이다. 환자들이 의사를 대할 때 개인적인 관계에서 볼 때에는 신뢰하지만, 의사집단 전체를 볼 때에는 의사들을 보는 시각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판단기준은 의사의 실력이 아니라 윤리적인 모습이다.

이해상충의 문제(COI, conflict of interest)를 잘 처리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아무리 훌륭한 치료능력과 수술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해상충의 문제를 잘 처리 하지 못하면 신뢰가 떨어져버린다. 환자들은 약자의 입장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가지만, 자신이 이해상충의 문제에 이용된 것을 알았을 때 분하고 기분 나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이해상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검사나 시술을 하기 전에 검사의 목적을 분명히 알려주고 환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은 의사들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지켜가야 한다. 환자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