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한글 용어 혼재된 과도기적 상황, 용어 통일 작업이 우선"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국내 의학 전문가들이 남북간 의료 교류의 확대에 따른 남북 의학용어사전 편찬을 위한 조건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북보건의료재단과 고려대학교 민족교육문화연구원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의학용어편찬사전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로 나선 김영훈 남북보건의료재단 운영위원장(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남북의학용어사전의 방향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사전 편찬 사업추진을 위한 추진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남북 교류가 전면화되면 남한에서는 예비 의료인에게 북한 의료 부분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으로 확대되고 북한에서는 남한의 의학 교육 과정, 의료 서비스를 수용하고 학습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용어 사전이 필요하다”고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필요성 하에 남북의학용어사전은 △남북 보건의료인 의학 연구자를 위한 특수사전 △남북 의학용어 통합 사전 △남북 전문가가 함께 만드는사전 △의학용어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사전 △종이사전과 웹사전 등의 방향성과 성격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용어사전 편찬사업은 네 가지 추진전략을 통해 완성되게 된다. 먼저 최적의 진용을 갖춘 컨트롤타워를 조직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사업의 주체로서 그 역할을 해야하며, 사전 편찬 경험이 풍부한 기관이 실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이 구성돼야 한다.

아울러 사업내용을 구체화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해야하며, 남북 의학용어 전문가 사전 편찬자들이 정기적으로 편찬 사업과 관련된 회의를 개최해 소통하고 실제 작업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협의해 원활한 사업 추진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부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영훈 위원장은 “의협의 산하 의학용어위원회와 남북보건의료재단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도출할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학용어사전 제작에 앞서 전문가들은 남측의 의학용어의 정리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토론의 패널로 참석한 백형환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실무위원회 위원은 “오랫동안 의학용어의 통합과 표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도 의학사전의 용어와 일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 사이에 괴리가 적지 않게 존재한다”며 “남북의 용어를 통합하기 전에 먼저 권위 있고 신뢰받는 조직을 갖춰 우리의 용어 표준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욱 대한의사협회 학술자문위원회 위원(사진)은 “사전 편찬 작업과 함께 우리나라의 의학용어 통일 작업도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에 따르면, 최근 의학용어는 하나의 영어 의학용어에 기존의 한자 용어와 한글 용어가 혼재돼 사용되고 있는 과도기적 상황이다.

이어 조영욱 위원은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에서 의학용어를 가장 잘 정리한 의협의 의학용어사전이 기준이 되는 사전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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