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불평등 해소-지역경제 극복 효과…의료원장 선임, 인력문제 등 현안도 많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전국에서 첫 주민조례발의로 설립되는 성남시의료원. 성남시 수정구 옛 시청 터 2만4,711㎡에 지하 4층·지상 9층 면적 8만 5,091㎡로 세워지며, 24개 진료과에 509병상을 갖췄다. 사업비로는 공사비·의료장비 구매비 등을 포함해 모두 2,400억여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의료원 전경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오는 3월 완공이라는 기쁨을 맞이하며 성남시는 연일 의료원에 대한 핑크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원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으면 올해 오픈도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짙은 우려의 시선도 공존해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은수미 성남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때는 한 점의 오차 없이 완벽 그 자체여야 한다”면서 “성남시의료원은 오는 3월이면 완공되지만 시민 여러분의 요구사항을 다 담기에 부족한 면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정확한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과 정체성 정립에 나설 것”이라며 “보다 촘촘하고 치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시민 여러분들이 믿고 찾는 자랑스러운 성남시의료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에 성남시 공공의료정책과 김상현 주무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료원 완공 및 개원에 따른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김상현 주무관은 “원 도심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환경 개선 및 의료접근성을 높여 주민들의 상대적인 의료불평등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막바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던 의료원 모습,

또한 “최근 보건의료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요구되는 추세로, 공공의료기관 설립으로 시민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의료원이 개원하면 구 시청사 이전 후로 침체된 원 도심의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개원을 앞두며 걱정거리는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 부분에 대한 삐걱거림이 컸다.

먼저 강력한 리더쉽으로 의료원을 이끌 의료원장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이사회의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욕적으로 성공적 개원을 노력하던 조승연 전 의료원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다시 인천의료원으로 갔다”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약속하며 호흡이 맞았던 이재명 시장과 달리 현 시장과는 갈등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초대원장의 중요성을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적응의 필요한 시간까지 생각하면 분명히 서둘러야 한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차질 없는 개원을 위해서는 협의체 구성과 함께 현재 공석인 성남시의료원장 자리를 조속히 채워야 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신임원장이 선임돼 개원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한바 있다.

규정에 의거해 공개성·공정성·투명성이 담보돼야 하며, 공공의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이를 추구해 나가는 한편 전문적 운영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인물로 배정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당장의 인력문제도 고민거리다. 올해 2월 개원 예정인 서울 마곡에 위치한 1,000병상 규모의 이대서울병원과 4월 진료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진 800병상의 서울 은평구 은평성모병원이 의료진과 간호인력 등을 대거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가뜩이나 힘든 인력난 속에서 성남의료원도 직·간접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병원 인근 상가 건물. 군데군데 임대 문의 현수막과 빈 공간이 눈에 띈다.

더불어 개원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지역 경제에도 조금씩 타격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음식점 사장은 “공사가 장기화되니 아무래도 손님이 줄어든다. 식사를 하러오는 인부들을 상대로 운영하며, 완공 이후를 바라보고 있긴 하지만 수익의 영향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병원이 운영해도 걱정이다. 급식시설 같은 것이 잘 되어 있을 텐데 영업에 큰 보탬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잡화점 상인도 “기대감을 반영해 임대료도 많이 올랐지만 당장 가게를 뺀 곳도 많다”며 “8월을 진료 시작으로 알고 있는데 참고 기다리는 거 말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를 극복하기전에는 성남시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병원, 누구나 다시 찾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은수미 시장의 신년사가 현실화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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